작성일 : 09-04-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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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혁중
 조회 : 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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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내용 위주로 써보았습니다.
4일
작년보다 추모산행에 들어오신 OB형님들이 많이 줄어서 아쉬웠지만, 정말 맛있는 명근이형 삼겹살, 도영이형의 숭어(송어?)회와 동준이형의 문어, 명득이형의 불고기등등으로 아주 배터지게 먹었다. 적당히 술을 하고 내일 '영길'을 가기로 결정하고 잠에 들었다.
5일
영길을 가려고 했으니 애초에 캠은 많이 챙겨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취나드B1피치의 레이백 크랙에 박을 정도의 캠 몇개만 가져갔다. 그런데 인수봉으로 어프로치하면서 명득이형께서 인수봉 정상을 꼭 가고 싶으시다는 의견을 피력하셨다. 하지만 캠의 사이즈가 균등하게 준비되지 못하여서 등반이 곤란했고, 일단 2시까지 추모식을 해야 하기에 시간이 너무 모잘랐다. 그래서 원래 계획된 영길을 가기로 했다.
취나드B로 오아시스에 도착하고 밑을 보니 명득이형도 선등으로 올라오고 계셨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자 형용이도 도착했고 난 본격적으로 영길에 도전할 준비를 했다. 앞서 영길로 올라간 팀을 자세히 봐두었어야 했는데 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그냥 그럭저럭 잘 올라갈 줄 알았나보다.
일단 출발지점에서 위를 보면 실크랙이 보이고 그 아래에 좋은 수평 스탠스가 1.5m 길이로 나있다. 일단 나는 그 스탠스로 올라간 뒤 크랙으로 붙어서 올라가다가 오른편의 볼트로 트래버스하여 퀵드로 하나를 걸어놓았다. 여기까진 괜찮았는데 위를 보니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볼트 왼쪽이냐 오른쪽이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난 왼쪽만 고집하고 시도해보았다. 몇발자국 떼고 그 다음 무브로 진행해야 하는데 주르륵 미끄러진다.
아직 영길의 크럭스는 시작도 안했는데 초반부분부터 민망했다. 침착하게 진행해야 하는데 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다시 한발자국 내딛기 시작했고 또 추락이다. 내가 초반에 고집했던 볼트왼쪽은 처음 한두발은 스탠스가 괜찮은데 그 다음은 상당히 까리하고, 볼트 오른쪽 편은 처음의 발홀드는 조금 안좋은 편이지만 그래도 그쪽이 전반적으로 훨씬 낫다. 결국 볼트 오른쪽을 택해서 오르다보니 어느새 다음 볼트에 걸 수 있었다. 볼트 오른편이 더 수월하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 10번이 넘는 추락이 필요했다. 손가락이 까져서 너무 아프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화난다.
또 급하게 전진하다가 첫번째 볼트까지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줄이 내 앞에 걸려있으니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기고 성큼성큼 다시 두번째 볼트까지 잘도 간다. 여기까지만 해도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 밑에서 등반에 대한 기대를 했을 명득이형과 동준이형, 그리고 빌레이 보시는 명근형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래도 두번째 볼트에서 세번째 볼트 거는 것 까지는 만만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영크랙을 뜯는게 아니라 원래는 그것도 슬랩으로 가는게 정석인것 같은데, 난 일단 급한대로 크랙 뜯고 갔다. 어쨋거나 진짜 문제는 세번째 볼트부터 어떻게 갈 것이냐 하는 것인데 난 무척이나 고민했다.
1) 일단 영크랙의 최정점 부분에 약간 파인 발홀드가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이용할지가 문제다. 처음엔 이 곳에 왼발을 올려보고 3~4번 시도했는데 결과는 안좋았다. 오른쪽에 그닥 좋지 않은 떡바위가 있어서 처음엔 그걸 이용할려고 했는데 역시 거기까지 발이 닿으려고 하면 밸런스가 깨졌다.
2)
1- 영크랙의 최정점 부분에 약간 파인 발홀드를 오른발로 딛고 왼발을 그 위 어정쩡한 사면에 왼발을 걸쳐놓고 오른손은 푸쉬해보았느안 이것도 영 아니었다.
2- 영크랙의 최정점 부분에 약간 파인 발홀드를 오른발로 딛고 그 위 어정쩡한 사면에 왼발을 걸쳐놓고 손을 쭉 뻗으니 왼손의 검지중지와 엄지가 정확히 걸쳐지는 손홀드가 있었다. 그걸 믿고 일어난 뒤 다시 오른발을 올리고 왼발이 어딘가를 딛고 일어나야 하는데 왼발이 어딜 짚어도 미끄러졌다. 결국 그 한 무브를 해결 못했다.
정말 갖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았느나 내 능력이 부족한듯 했다. 내 생각엔 오른손과 왼손을 푸쉬하듯이 하면서 1발자국을 해결하는게 관건인것 같은데, 난 실패했다.
결국 나 때문에 등반도 엉망이 되고 추모식에도 늦게 되었다. 정말 분하지만 더 실력을 쌓아서 언젠가 영길을 가볍게 뚫어주도록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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