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4-26 17:08
4월 13일 만경대 릿지 후기
 글쓴이 : 태일
조회 : 2,491  
4월 13일 만경대 릿지 후기
55기 정태일

등반을 막 시작하는 단계였기에 릿지라는 그 단어만으로도 나를 재미와 흥분으로 채우기에 충분했다. 거기에다가 지난주 야영에 대한 즐거움이 남아있던 터라 상쾌한 기분으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비교적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나와 형용이형과 민호형만이 이번 산행에 참석하였다. 지난번보다 참석한 인원이 눈에 띄게 줄어서 당황했지만 내가 배우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처음 릿지를 시작할 때 두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내가 내딛는 이 발이 자칫 잘못하여 떨어질 것 같고 마치 저 바위는 미끄러질 것 같은 바위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한 생각들은 신뢰로 극복되었다. 점점 산행이 진행하면서 형들이 갔던 길을 가고 알려준 그 길로 나아가고 그 바위를 잡으면서 ‘내가 죽지 않고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온 몸으로 확인하자 두 눈 앞에 펼쳐진 그 아름다운 관경도 관찰할 수 있었다. 만약 형들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 길을 가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 형들에게 고마웠다. 새삼 뭔가 달리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산행을 할 때에 팀플레이가 무엇이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몸소 느끼었다. 등반을 할 때에는 자일을 어떻게 사려야 하고(나비사리기가 효과적이다)  몸자 빌레이를 보는 방법과 확보를 하는 방법, 장비를 꺼내는 과정에 있어서도 순서와 방향이 다 존재하며 이 모든 과정이 생명에 직결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말 사소한 것이라 여길 수 있는 가방지퍼의 방향까지, 모든 것이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들이었다. 정말 세세하게 하나하나씩 알아가며 오랜만에 배우고 있다는 감정을 느꼈다.
 이러한 것들을 배우면서 무엇보다도 내가 여태까지 했던 산행은 그냥 동네한바퀴, 스트레칭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재미있고 스릴있는 산행을 할 수 있는데 그 전에 하지 못한 내 자신이 안타까웠다. 그 재미를 느끼지 못한 나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기 전에 산에 대해 좀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후등만 해서 덜 힘든 것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선등할 때에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