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4-0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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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와 여름방학 산행계획과 3월 28일 불암산 등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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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형용
 조회 : 2,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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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 1학기 산행계획.hwp (21.5K) [9] DATE : 2013-04-05 00:25:32 |
참석인원 : 김형용(50기) 육군언(54기) 정태일(55기)
산행대상지 : 불암산 학도암 한성대 암장
소요장비: 프렌드 한 조, 퀵드로 한 조, 자일 2동, 개인 암벽장비.
당초 잡았던 개강산행과 총회가 겹침에 따라 3월 28일에 이르러서야 개강산행을 했습니다.
장소는 학도암장, 기초 암벽교육을 하기에 꽤나 인지도가 있는 곳입니다.
한성대 OB형께서 개척하셨고 직접 개척하신 형 성함도 들은 바 있는데 군대 가기전에 1번 뵌거라 3년이 훌쩍 지나니 성함과 모습도 아득하기만 합니다.
한성대 암장은 등반하지 않아도 걸어올라갈 수 있는 밋밋한 바위에 하강링와이어와 링을 설치해 놓아 하강교육을 하기 아주 좋은 곳입니다. 군대 가기전 지금은 산악부에 없는 신입부원 2명을 데리고 간 적이 있으나 그 때는 저 혼자 활동을 했고 너무 부족해서 제대로 교육을 하지 못하고 가능성만 보고 내려왔으나,
오늘은 막 진급한 따끈따근한 2학년 육군언이가 있습니다.
부실에 8시 30분까지 모여서 짐싸는 법부터 가르쳤습니다. 군언이가 비록 조금 늦게 와서 생각처럼 효율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신입생 태일이가 짐싸는 법을 기억하고 있을 지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5번 이상 함께한다면 어느정도 할 것입니다.
약 11시에 학도암장에 도착했습니다. 늦은감이 있습니다. 여러 팀이 등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강링이 비어있어 다행입니다.
오늘은 어차피 기본적인 장비운용의 원리와 하강, 등반자세만을 교육하려고 했으므로 큰 욕심은 없습니다.
하강교육을 합니다. 신입생이 잘 집중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당연한 현상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나 심각한(?)일인지 느끼기 쉽지않아
어벙댑니다. 처음 규태형을 뵙고 하강교육등을 받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열 받기 쉬운 바위에서는 열피로 관리가 중요한데 산이 익숙치 않아
가벼운 열피로에 두통으로 고생하고 규태형께 정제소금과 물을 받아서 쉬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태일이에게 하강교육을 받는 기분을 어떨까요.
군언이도 아직 하강이 익숙치 않다고 합니다. 클로브히치 매듭(까베스통)으로 자일을 고정하고 마무리 정리하고 내려오는 법을 가르쳐 주고 저도 연습합니다.
어떻게 하는 지는 알지만 그간은 잘 못했습니다.
하강링이 걸려있는 바위는 밋밋한 슬랩입니다. 그냥 걸어서 올라오기는 힘들고 간간이 손을 짚어줘야 하지만 미끌어질 일은 없는 그런 슬랩입니다.
굳이 난이도를 매긴다면 5.4~5정도 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슬랩자세를 가르칩니다. 바위에서 멀어져야 한다, 붙으면 엉덩이가 들리고 힘이 실리지 못한다,
삼지점을 형성해야 한다, 두손 두발 다 바위에 대고 있으려고 하면 반드시 힘의 균형이 잘 분배되지 않아 미끄러진다, 이 바위는 쉬워서 굳이 이러지 않아도 되지만
항상 자세를 생각해라, 등등 최선을 다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전달합니다.
물론 신입생은 전혀 자세를 지키지 않습니다. 분명 밋밋해 보이는 슬랩이 만만해 보인 까닭일 것입니다. 이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지 감이 오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일단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야기하고, 같이 등반을 한다면 잘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크랙입니다. 10b정도의 난이도가 있다는 크랙/슬랩 혼합길은 이미 누군가가 하고 있습니다.
그 옆을 돌아보니 딱이 잘 길이 나 있는 크랙이라고 하기에 뭐한, 하지만 어쨋든 프렌드나 캐머롯을 설치하고 올라야 하는 약 8미터의 길이 옆에 있습니다.
하강링이나 비너는 아니지만 큼지막한 쇠사슬이 걸려있습니다. 제가 선등을 해 저곳에 줄을 걸고 장비회수 교육, 등반 교육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약한 스타일의 등반이기도 합니다. 확실하게 잡을 곳이 보이는 크랙이 아닌 울퉁불퉁한 바위, 어디를 어떻게 밟아야 할지 루트 파인딩이 잘 되지 않는,
스포츠 클라이밍, 크랙 등반, 슬랩 등반도 아닌 침니도 아닌 밀고 당기고 끼고 여러 동작들이 필요한 그런 바위 말입니다.
다행이 여긴 쉽습니다. 제가 느낀 난이도가 5.7이니 실제로는 그마저도 안될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프렌드 설치 연습을 한다는 마음으로 등반합니다. 무사히 줄을 걸고 내려와 두 번째 등반을 신입생 태일이가 합니다.
군언이는 이미 장비회수 등반은 많이 해보았다고 합니다. 태일이가 장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충분히 프렌드의 날개를 접고 당겨야 하는데
당기는 동시에 날개를 접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입니다.
이리저리 가르쳐 주지만 많이 겪어봐야 알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슬랩등반입니다. 암장 바닥에 붙여진 동판에 의하면
5.10a라고 하지만 실제 등반해보면 제가 조금은 변형해서 등반해 그런지 5.8~9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두려워서 선등이라고는 스포츠 클라이밍만 했었습니다.
그 때도 항상 너무 두려웠습니다. 15미터만 하면 끝난다고 생각하니 그냥 되었을 뿐입니다.
바닥에서 멀어지는 제 자신을 느낄 때마다 시야가 흔들리고 어지럽곤 했습니다. 제게 바위든 스포츠 클라이밍이든 즐거운 적은 없었습니다.
좋아지는 몸, 멋있는 동작을 해내는 순간의 기쁨, 오로지 볼더링만 즐거운 기억이었습니다.
수유 노스페이스 다이노월을 민성이와 갔을 때, 12미터에서도 다리를 떠는 저를 느끼며 좌절했고,
하계 등반 때 취나드 B 3피치 등반이 두려워 민성이에게 밤골 숨은벽 크랙 정찰을 가겠다고 하고 크랙만 정찰하고 왔습니다.
저는 그렇게 저자신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겨울 10일간 프라낭에 갔습니다. 그냥 멋있는 스포츠 클라이밍 동작을 완성하며 자기만족이나 하러 간 것입니다.
어려운 길은 산악부 입부 전부터 알던 암장형께서 선등을 서 주시면, 나는 그저 내가 목표하는 난이도의 동작이나 완성하겠다 하는 마음으로,
제가 스포츠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그 마음만 가지고 간 등반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고소공포증 그늘에 갖혀 이러고 살 거라 체념하고 말입니다.
11미터 등반하고 뒤돌아서서 등 뒤에 멀리 뻗어져 나온 종유석을 타고 가는 루트가 있었습니다.(사진첩에 붙여넣겠습니다.)
뒤돌아서서 다이빙을 하는 동작으로 종유석에 손을 붙인 뒤, 필사적으로 매달려 종유석을 타고가야하는 루트였습니다.
그 루트를 완성하는 백인이 너무 멋있었고, 저는 초라해 보였습니다.
백인이 등반한 로프를 톱로핑 하여 등반했습니다. 그 종유석에 다이빙을 하듯 온몸을 맡겨야 하는데, 저는 내내 바닥을 보자마자 힘이 빠져 추락합니다.
저는 포기했습니다. 난이도는 10d에서 11a 사이라고 합니다. 그 종유석을 잡을 때 왼손의 손가락 한마디, 오른손의 뻥홀드를 잡고 건너가는 동작과 마지막 약간 오버행진 곳에서 파워를 쓰는 동작이 크럭스라 합니다.
하지만 등반 마지막날, 알 수 없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암장형에게 빌레이를 봐달라고, 저 루트를 선등하겠다고 했습니다.
추락하기만 한 그 지점에 섰습니다. 두려움에 목이 메어옵니다. 하지만 몸을 날렸고, 저는 완등했습니다.
비행기타고 돌아오는 내내 내가 그걸 어떻게 해냈나 명상합니다. 자부심보다는 신기함만 가득합니다.
깨닫게 된 것은 "내가 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공포를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저는 장비를 신뢰합니다. 장비만 잘 사용하면 아무일 없다는 것을 아주 잘 압니다. 그런데 1피치 이상 등반하면 확보줄을 와이어에 걸어도,
와이어를 잡고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비를 신뢰하는데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왜 존재할까.
다시 한 번 그 때를 생각합니다. 손에 땀이 자꾸 고여 초크 칠을 하기 수차례, 몸을 날리고 종유석을 잡고 종유석에 발을 대고 종유석에 메달려 등반할 때,
저는 단 한시도 밑을 보지 않았습니다.
바위와 제 발만, 홀드만 봤습니다.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르고 싶었기 때문에 밑을 볼 겨를이 없었던 것입니다.
두려워 한다는 것을 외면하는 것, 정말 힘든일이지만 고소공포증 환자인 저에게도 가능하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사실 같은 암장의 이 날 등반한 길보다도 쉬운 길을 민성이가 1학년일 때 교육삼아 등반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발이 내내 떨리고,
프렌드 박을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덜덜 떨다 옆에 다른 팀이 대신 걸어준 퀵드로우에 의지해 겨우 등반을 마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날은 꽤 높은 높이까지 올라갔는데도 그런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홀드만 본다는 생각만 하고 지켜냈기 때문입니다.
인수봉 등반 때도 이러한 마인드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태일이와 군언이를 가르치며 저도 최선을 다해 배우겠다고 등반하며 다짐합니다.
슬랩만 등반하면 별 교육기능이 없으니 옆 쪽으로 가서 크랙이 있는 부분으로 옮겨가서 등반을 하고 내려옵니다.
군언이 차례, 군언이가 무척 어려워 하고 계속 미끄러집니다. 그래도 인수봉 정상을 5번이나 밟았는데, 아직 등반경험이 너무 부족한 듯 합니다.
한 번 더 군언이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다짐합니다.
태일은 아예 아까 가르쳐준 슬랩등반 자세와 정반대로 합니다. 앞발로 확실히 찍어야 할 것을 옆발로 걸치고 줄에 의지해 갑니다.
이번에는 좀 다그치는 말투로 합니다. 듣는 입장에서는 짜증나지만 그렇게 기억을 시켜주어야 다음에 지평이 됩니다.
어찌어찌 등반을 마치고 내려옵니다. 이번에는 제가 톱로핑을 하고 태일이에게 확보를 맡깁니다.
제대로 확보를 하지 못해 태일이가 혼이 납니다. 좋은 경험이 되었길 바랍니다.
4월 14일은 만경대 릿지를 갑니다.
그 때는 좀더 동선이나 자일웍 등에 대해서 저도 준비를 하고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할 것입니다.
용준형이 현재 재학생 중에는 가장 자일 웍이나 장비정리 같은 부분에서 노련합니다.
저와 군언이, 태일이의 교육을 위해서 꼭 참여해 주었으면 하고 이만 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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