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1-19 16:04
1/15 가래비
 글쓴이 : 이민호
조회 : 2,872  
<Y.B. 산행이었으므로 Y.B.사랑방에 올립니다.>

12월중에 손가락 두마디 30kg 웨이트턱걸이 7라운드를 하다가 엘보 인대에 이상이 왔다. 강원도에 사는 준교형은 늙으면 그런 거 하면 안된다고 한다. 상원이(손상원선수)는 자기도 위험해서 웨이트턱걸이는 잘 안한다며 그래도 단기간 효과는 그게 최고라 한다. 나도 운동시간은 부족한데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거였다. 어쨌거나 1월까지는 등반을 안하고 쉬기로 했다.

2주전 쯤 혁중이가 전화했다. 가래비 간다며 함께 가달라고 한다. 내 상태가 아직 안좋다. 너희들끼리 잘 갔다와라 하고나니 마음이 아프다. 재학생이 빙벽을 하러 간다는데 도와줄 오비가 없다. ‘숭고한 알피니즘?’에 입각한 등반하겠다는 재학생을 도와줄 오비는 하나도 없다. 혁중이와 재학생 형용이 둘이서 등반했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또 전화가 왔다. 인수봉이 잘 보이는 언덕에 일부 묻힌 놈이 가르쳐달라는 등반을 못가르쳐줬던 아픈 기억에, 이번에도 거부하는 건 도리가 아닐 것 같아 가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세 놈의 오비에게 연락을 했다. 한 놈은 애 보느라 당연히 안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연락해봤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연락하겠냐. 한 놈은 어머니 생신이라 안된다며, 천안함을 북한이 폭파했다는 말보다 더 이해가 안되는 핑계를 댄다. 다행이 한 놈은 가겠다고 한다.

토요일 9시반 양주역에서 보기로 했다.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던 놈도 나타났다. 기석이는 10년 넘게 본 중에 가장 기특해 보이는 날이었다. 빙벽화, 아이젠, 아이스바일은 하나도 안 갖고 왔지만, 오뎅과 그 친구들(무우, 다시마, 마늘, 고추 등과 소주)을 챙겨왔다. 기석아 네가 최고다.

가래비 상단 중앙에 한 팀밖에 없다. 오른쪽 쉬운 곳에 줄을 걸었다.
“형, 왜 또 스크류를 빼요?”
“있어봐. 다 하려는 게 있어.”
아발라코프 V-thread로 바닥에 확보지점을 만들어줬다.
“이거 만드는 거 첨 봤지? 난 오늘 밥 값 다 했다.”

형용이가 먼저 등반을 했다. 자세가 나오면 그게 더 신기한 거다. 중간에서 바로 내리고 형용이와 혁중이를 불러모아 자세 교정을 해줬다. 한 번 가르쳐서 자세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지만 횟수를 거듭하니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주미야 너는 좀 더 발란스를 생각하며 등반하면 훨씬 더 쉽게 잘할 것 같다.

날은 정말 추웠다. 트랑고 갔을 때 입었던 바지를 입었는데, 트랑고보다 가래비가 더 춥다. 젠장, 그 때는 다운도 안입었는데. 오뎅이 다 떨어져서 등반을 그만하기로 한다.

주미, 기석이 수고 많았고, 추운 날에 혁중이, 형용이 등반하느라 고생 많았다.

참고로 형용아, BD 바이퍼는 좋은 장비가 아니란다. 다만 내가 알파인용, 믹스용, 빙벽용 구분해서 아이스바일을 갖고 있었는데, 그걸 하나로 통합해서 쓰려고 준비한거다. 한마디로 올라운드용. 말이 좋아 올라운드용이지 어느 하나에 특화되지 못한 어정쩡한 제품일 뿐이다.

곽명근 11-01-19 19:31
 
날씨 추운데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아내가 회사 그만두고 집에서 두아이를 보고, 뱃속에도 또 있다보니 주말에는 애들 좀 봐달라고 하는데 거절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상황봐서 이번 겨울에 두번은 얼음 찍으려고 눈치보고 있습니다. 오뎅과 친구들... 최고~ 역시 기석이가
김형용 11-01-20 16:55
 
민호형// 아하~ 그렇군요. 저번 일요일인가 새벽 한시쯤 하던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중계보니까 선수들이 쓰던 바일의 특정한 형태가 있던데(ㄷ자형) 그것이 믹스용이군요.. 언젠가 바일을 살 때가 되면 형께 연락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