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12-28 23:50
12월 26일 가래비 빙장 후기
 글쓴이 : 김형용
조회 : 3,014  
가래비 빙장에서 처음 빙벽등반을 배운 후기

  사실 빙벽을 배울 줄은 몰랐다. 난 그저 작년 크리스마스 때 장염으로 고생해서 고독길을 못 따라갔는데 한 번 배워보고 싶고, 09학번 새내기 진환형(24살)도 바위를 한 적이 없고 해서 민호형께 22일 토요일 시간되시면 인수고독에 같이 가서 좀 가르쳐 달라고 요청을 드렸는데, 형께서는 그 때 이미 일정이 있다며 워킹이라 하라 하시더니 토욜날 이미 빙벽 일정이 있으니 따라올 테면 오라고 하신다. 이게 왠 떡인가. 진환형에게 연락을 취하고 바로 오케이.

아침 6시에 부실에서 진환형과 일어나 출발을 했다. 항상 느끼는 건 전날 짐을 꾸릴 땐 의지에 불타는 데 막상 당일 일어나면 너무나 가기 싫다. 하지만 또 항상 느끼는 것은 그래도 일단 출발은 한다. 그래서 뭐 하나 부족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꾸린 어택을 싸매고 부실을 나섰다. 민호형과 등반을 하면 항상 무섭다. 그래서 이번에도 뭐하나 빠지지 않았을까, 3번은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슬링, 비너, 스크류, 식량, 콜맨, 코펠, 의료구, 수선구, 이것저것 꾸리니 어택이 헤드업하기 직전까지 쌓였다. 그런 얼추 당일산행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힘든 짐을 꾸리고 나선 것이었다. 나름 있는 것은 다 넣어서 뿌듯했으나 나중에 당일 산행인데 어택을 이렇게 채워서 왔다고 민호형께 지적을 받았다. 언제나 삶은 과유불급인가 보다.

가는 과정은 의외로 힘들었으나 생략. 그냥 붙이자면 가래비주유소 정류장에서 가래비 빙장까지 걸어가는 것은 의외로 힘들다.

 빙장에 도착했다. 정환형과 상선형 같은 어느정도 낯이 익은 분들이 눈에 띤다. 아, 연맹 분들하고 같이 오시기로 한 것이었구나, 뒤늦게 눈치를 챈다. 저멀리 폭포가 보인다. 얼추 예상해 보면 가운데 부분은 25미터 정도 우측은 20미터 정도 되어 보인다. 두근거린다.

 민호형께서는 이미 헬멧을 쓰시고 등반을 준비하시는 모습이었다. “둘이 왔어?” 하시더니 웃으신다. 부끄럽다.

 짐을 풀고 아이젠을 찬다. 부실에서 아이젠 두 개를 꺼내왔었는데 하나는 꽤 쓸만해 보이고 하나는 굉장히 오래되어 보인다. 사실 진환형이 빌려 신은 혁중형 빙벽화에 안좋은 아이젠을 맞춰주고 난 좋은 아이젠을 맞췄다.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러한 것은 아니고 그냥 차례대로 꺼낸 것이 그랬다. 용준형이 한숨을 쉴 정도의 아이젠이 진환형의 아이젠 이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 오며 생각해 보니 이건 아니다. 분명 내가 구식 플라스틱 이중화를 신고 진환형은 어느정도 발이 자유로운 최신 빙벽화를 신고 있으나 바일도 아이젠도 좋은 상태면 내가 훨씬 유리하다. 똑같이 처음 하는데 내가 장비빨로 더 잘해 보일 것이 왠지 존심상했고 선배답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바일을 바꿀까 하다가 나 스스로 아이젠을 내가 더 안 좋은 것을 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대충 밸런스가 맞겠지 싶었다.

 그런데 나는 두 신발의 사이즈가 같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진환형이 신은 빙벽화가 조금더 사이즈가 큰 모양이다. 민호형께서 진환형 아이젠 신는 것을 도와주시는 데 고생하신다. 순간 ‘아차’ 싶었다. 얼굴이 달아오른다. 민호형께서 사이즈 맞췄냐고 물어보시는 데 대충 그렇다고 얼버무렸다. 분명 사전에 사이즈 맞춘 것은 맞으니 말이다. 아무튼 역시 민호형이신 지라 해결이 다 되고 장비를 다 착용 한다. 진환형은 뭐가 불편한 지 조금 오래 걸린다. 군대를 갔다왔어도 군대는 군대고 산은 산인가 보다. 나도 어택 짐 꾸리고 등반한 경험이 10번 남짓이라 준비하고 장비 챙기고 일련의 과정이 조금 어리숙한데 진환형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무튼 배울 준비를 다 마쳤다. 난 약간은 자신 있었다. 전날 동영상을 꽤 보고 왔다. 마운틴 티비에서 빙벽강좌를 촬영했나 본데 일부가 인터넷에 떠돌아 다닌다. 그것을 한참 보았고 보너스로 박희용 선수의 동영상이 멋있어서 한 5개는 본 것 같다. 바일을 우선 두 개를 위에 찍어놓고 발을 움직이고 다시 두 개를 번갈아서 찍고, 이러한 동작이 기본인 것 같았다. 그리고 박희용 선수 동영상을 보면서 생각한 바는 “바일이 잘만 찍히면 발이 붕 떠도 괜찮구나, 할만 한 걸?” 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기본도 가르쳐 주시지 않은 채 민호형이 등반을 시킨다. 동영상을 봤어도 당황스럽다. 그래도 일단 붙는다.

 찍고 스텝을 밟아 본다. 한 동작 하자마자 교훈을 얻었다. 착각은 정말로 자유로운 것이다. 사실 바일은 어느정도 찍으면 찍혔는데 아이젠 같은 경우 스텝을 찍으면 그냥 콱 찍히지도 않았고 어떻게 밟아도 불안하다. 그리고 밟고 올라서면 위에 찍어놓았던 바일이 내 어깨 춤에 오는데 분명 위에 찍혀있을 땐 확 박혀 있는 듯 했던 바일이 어깨 춤 높이로 오자 흔들거린다. 미끄러졌다가는 이 바일이 내 가슴팍에라도 꽃힐 것 같은 느낌이다. 열심히 갈아놓은 사랑스런 바일 날이 나의 몸을 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실로 슬픈 것이었다. 그래서 힘을 꽉꽉 준다. 펌핑은 잘도 온다. 내가 보았던 동영상 중에 적어도 박희용 선수의 동영상을 본 시간은 정말로 시간낭비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그 동영상 속 세상은 절대 나의 세계로 내면화 될 수 없는 곳이었다.

 가래비에 나 있는 세 줄의 빙벽 중 정 가운데는 사전에 조사한 바로는 중급 코스이다. 겨우 겨우 올라갔는데 중간 정도에 빙벽에 구멍이 슝슝 뚫려있는 요상한 구간을 만났다. 큰 구멍에 좋은 스텝이 있어 올라 서니 오히려 그 구멍을 벗어나려면 오버행 느낌의 등반을 해야 한다. 괜히 여기로 들어왔구나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몸을 주욱 빼서 찍어본다. 두 팔로 찍기는 잘 찍었다. 발이 문제다. 일단 어금니 꽉물고 발에 힘주고 어딘가를 찍었는데 미끄러져서 대롱대롱 거렸다. 분명 민호형이 아래에서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얼른 다시 붙어 올라가리라. 왜 하필 중급코스란 말인가. 하면서도 일단 바일은 찍는데 민호형께서 내려오라 하신다. 올라가기 직전까지만 해도 추웠는데 내려오고 나니 조금 덥다. 확보를 봐 주신 강남대 형이었는지 어떤 연맹 형께서 팔을 만져주시며 “팔 안아파? 괜찮아?” 라고 안부를 물어봐 주신다. 친절함에 감동하며 거짓말을 했다. “아닙니다.” 하지만 민호형은 이미 다 알고 계신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프지.” 역시 민호형은 다르시구나, 새삼 느낀다. 내가 덜덜거리며 가기는 했구나.

 진환형까지 아마 그 중급코스에서 나와 같이 초보의 허접스런 등반을 완료하지 못하고 몸이 따라주지 못해 내려왔었나 했을 것이다. 연맹 형이 뭐라 물어보았나 본데 민호형 께서는 말씀하신다. “원래 처음부터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반쯤 죽여놓고 가르치는 거야.”라는 취지로 말씀하셨을 것이다. 아,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구나, 하며 이제야 민호형의 의도를 알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낑낑대며 무턱대고 힘을 다 써버린 내가 민호형의 의도를 충족시킨 것 같아서 나름 아주 약간 뿌듯한 느낌이다.

 민호형께서 기본기를 가르쳐 주신다. 느낀 것은 클라이밍은 어느 종류든지 일맥상통한다. 난 빙벽은 그냥 다 얼음이라 찍으면 그게 내 스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스텝을 하기 좋은 곳이 다 있었다. 내가 밟을 곳을 확인하고 밟는다. 그것이 기본이었다. 따라서 바일로 찍은 이후에는 엉덩이를 빼고 밟을 곳을 확인한 후 다시 찍는다. 그리고 올라서면 다시 바일을 찍을 때 찍을 곳을 보기 위해 몸을 뒤로한다. 이 몸을 뒤로하는 것은 스윙을 할 때 힘을 주기에 유용하기도 하다고 가르쳐 주셨다. 기본을 배웠다. 대충 따라하니 잘 된다. 진환형은 조금 고생한다. 내가 바일을 더 좋은 것을 써서 그러한가, 하고 미안해서 내가 진환형이 쓰던 소위 ‘가지다’라고 불리는 바일을 써서 가보니 이것도 내가 왼손에 들던 그 무지 좋은 바일만큼은 아니지만 할 만하다. 그래도 내가 등반 짬을 더 먹긴 더 먹었나 보다, 하고 아주 약간 뿌듯해 한다. 돌이켜 보면 이제 등반 처음하는 신입생 두고 뿌듯해 하던 나는 정말 소인배다. 사람의 그릇으로 본다면 간장종지 정도 된다고나 할까.

  아무튼 기본을 어느 정도하고 내가 먼저 가장 우측에 아까 중간 보다 쉬워보이는 코스로 올라간다. 약간 소변이 마려운 상태였지만 15분은 버틸 수 있는 느낌이었다. 하네스 차고 하는 배변이란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참고 올라가기로 한다. 한 4미터 올라가면 턱이 나오는데 빙벽은 내가 못해서 그런지 이상하게도 턱을 올라가는 것이 그냥 어느 정도 경사진 곳을 오르는 것보다 힘들다. 엉덩이를 빼도 스텝이 안보이고 자세도 불안해 진다. 한 번 발이 붕 떴는데 바일이 잘 박혀 있어 다시 발을 붙이고 어떻게든 턱을 올라 테라스로 올랐다. 한 10초 손을 좀 풀고 본격적인 빙벽으로 오르려는 데 이상하다. 방광으로 누가 물을 붓는 느낌이다. 젠장할, 짜증난다.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모양새가 안 좋아 갈 때 까지 가기로 한다. 스포츠 클라이밍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펌핑이 나면 자세가 무너진다. 자세를 항상 생각하고 가는데,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려 지면 발이든 손이든 한 쪽은 힘이 느슨해 진다. 그럼 또 추락의 위기에 몰린다. 오줌이 마려워 집중력은 떨어지고 자세가 조금 무너졌는지 펌핑도 빨리 오기에 자세도 더 무너지는 느낌이다. 너무 마렵다. 그래서 확보를 보던 진환형에게 급히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 그래도 3분의 2는 올랐다. 좀만 더 갈까 하다가. 동경 농대 친구들 왔을 때 사당역에서의 악몽이 떠오른다. 여기서 옷에 좀만 지리면 오늘 기온에 무척 추울 것이고 등반도 어렵다. 내 판단은 나름 현명했다. 좀만 늦었으면 큰일날 뻔 하였다.

 진환형은 여전히 자세를 잘 못 잡았다. 내려달라 했지만 내려주지 않았다. 항상 내려가고 싶을 때 1미터라도 더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러는 동시에 내 장갑을 생각한다. 바로 어제 새로 샀는데 조임줄이 끊어져 나를 불편하게 하는 동시에 장갑이 두터워 그립이 둔탁했고 손가락도 약간 남아서 크다. 확실히 잡을 때 힘이 1뉴턴을 줄 것을 2뉴턴은 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진환형이 끼던 속장갑과 내가 가지고온 손가락장갑만 겹쳐 끼고 그 다음 등반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손은 조금 시렵겠지만 시려운 정도겠지 싶었다.
진환형을 내려주고 나의 등반을 또 한다. 장갑도 나에게 딱 맞고 얇다. 바일의 그립감이 좋다. 딱 쥐어진다. 끝까지 갈 자신이 있었다. 아까도 장갑은 거지같았지만 소변만 마렵지 않았다면 끝까지 갔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침착하게 올라간다. 하지만 턱을 올라서서 테라스에 올라서자마자 후회했다. 손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시렵다. 일단 어쩔 수 없으니 올라간다. 발은 찍는 것이 아니라 디디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 때 훨씬 부드럽게 갈 수 있지 않았을까. 난 너무 이 때에 세게 찍어댔던 것 같다. 연맹 형들이 우와~ 우와~를 연발한다. 뭔가 잘못하고 있구나, 해서 다음에야 발은 찍는 것이 아니라 스텝을 만들어 디디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튼 나름 잘 가고 있는 데 갑자기 민호형이 초고속으로 올라오신다. 그러면서 나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 그러시더니 나에게 절대 떨어지면 안된다고, 자신이 바로 아래 계시다고 하면서 나의 긴장을 최고조로 돋우신다. 그리고 내 옆에 서시고는 조언을 하시더니 다시 내려간다. 솔직히 감동이었다. 그래서 그런 지 항상 민호형께 욕을 먹으면 행복하진 않아도 억울하지는 않고 철저히 반성하게 되는 것 같다. 나를 위해서 배려해 주셨구나 생각하니 반드시 끝까지 가리라 다짐한다.

 그런데 거의 5미터 남겼을까. 손이 너무 아프다.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 시린 정도가 아니라 아프다. 이렇게 시리면서도 아픈 손가락이 내 신체에 붙어있다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바일을 찍을 때마다 후끈한 고통이 나의 머릴 찌른다. 작년 미시령 등반을 했을 때에도 느껴보지 못한 손시려움 이었다. 그래도 끝까지 가리라 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이때 쯤 되면 바일은 쥐는게 아니고 그냥 잡고 있는 것이며 찍는 것이라기 보다는 빙벽의 움푹들어간 부분을 향해 바일을 던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 번 만 더 찍고 두 스텝 정도만 오르면 완료이다. 하지만 왼손 바일을 찍을 때 더 이상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떨어진다.
 바일을 암만 쥐려고 해도 안 쥐어진다. 일단 진환형에게 내려달라 한다. 슬프다. 1미터 정도 겨우 남겨놓았다. 그런데 내려서니 손가락이 무지무지 아프다. 작년 미시령 때 감각이 없던 발가락이 콜맨 버너를 텐트안에 켜놓아서 따뜻한 온도에 녹자 발이 욱신 거린 그 느낌인데 손은 더 민감한 곳이라 그런지 너무 아프다. 진환형에게 화내다 싶이 비너를 풀어달라 한다. 15분 동안 그렇게 아프다가 급격하게 아파서 그런지 금새 회복 된다. 장갑에 대한 고민을 하고 모든 등반자들의 장갑을 본다. 다 좋아 보인다. 민호형께서 등반 준비를 하시길래 넌지시 물어본다. “빙벽용 장갑이 있나요 형?” 민호형께서 한 마디 툭 던지시고 등반하신다. “아니.” 그렇구나.
 장갑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저런 고민에 휩싸였다. 나중에 보니 어떤 연맹 형은 장갑을 열 번 바꾸고 서야 겨우 맘에 드는 것을 찾았다고 하셨다. 돈은 어디서 나셨을까. 바일도 비싸고 등반장비는 다 비싸다. 초기 비용은 사실 제대로 하면 골프보다도 비싸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이제는 부르주아의 운동인가, 하는 생각을 하니 슬프다. 집에서 고시원 비만 100% 내주었다면 나도 장갑 쯤 갈아볼 수 있을 텐데 싶었다. 개인택시를 무자비하게 증차해서 우리집 소득을 확 줄여버린 한나라당 수원시장을 두들겨 패고 싶다. 서민을 위하긴 개뿔.

 아무튼 그렇게 몸부림 치니 서서히 지쳤다. 운동도 시험기간이다. 총학 선거다, 뭐다해서 잘 못했으니 3~4번의 오름짓에 지쳤나 보다. 민호형께서 아래쪽에 작은 빙폭으로 데려가신다. 아 이런 곳도 있었구나 싶었는데 우리가 가지고 온 슬링을 보시면서 한 번 한 숨 쉬시고, 지쳐버린 우리의 모습을 보시면서 또 한 숨 쉬신다. 아, 그리고 꿈지럭 거리면서 지연되는 나의 등반 준비를 보고 지적하신다. 장갑 조임 줄이 고장나서 고어텍스 팔 조임으로 이리저리 신경쓰며 조인 것이 화근인데, 그게 없었어도 사실 난 좀 늦는 편이기는 하다. 어리버리하면 경험밖에 더 있겠나, 등반을 많이 해보고 신속하고 민첩하게 등반을 준비하고 장비를 다뤄야 할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등반을 하는데 자세가 잘 안나온다. 일단 펌핑이 거의 임계치였다. 바일을 찍을 때 몸을 뒤로 하라고 지적 하시는데 몸을 뒤로하면 한 쪽 손이 못 버틴다. 아, 운동해야 겠구나, 처절히 느꼈다.
 결국 손에 쥐가 난다. 오른쪽 바일이 빠지지 않아 바둥거리다 보니 왼쪽 손이 쥐가난 것이다. 일단 갑자기 아파서 놀랐지만 처음 전완근에 쥐가 나 보는데, 손이 지 멋대로 빌빌 꽈배기를 트니 일단 신기했다. 얼른 풀고 내려온다. 결국 민호형은 한 숨을 쉬시고 짐을 꾸리시더니 내려가신다. 부끄러웠다.

 다들 차를 타고 가시는데 자리가 없다며 민호형께서 어쩔 수 없다, 알아서 가라 하신다. 사실 차를 타고 편하게 갈 자격도 없었다. 운동해야지, 다짐하고 부실로, 집으로 왔다.
 
 운동해야겠고, 운동할 것이다. 이미 암장은 끊어 놓았지만 보너스로 내 방 문에 철봉을 설치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심심할 때, 자기 전에, 적어도 두 세 번은 한 세트에 10개 씩 꼬박꼬박 하고 있는 중이다. 2달 전에는 그래도 항상 17~18개 정도는 했는데 확 줄었다.
 2월 중순 즈음에 빙폭을 또 가고 싶다. 그 때는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좀 즐겨 보고 싶다.

38곽 09-12-29 10:04
 
  ㅎㅎ 글을 읽으니 마음이 훈훈해지네. 그 정도 정성이면 곧 재밌는 빙벽등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38곽 09-12-29 10:09
 
  사진을 보니, 형용이 장비가 왼손 쿽, 오른손 그리벨 크램폰은 풋팡.. 플라스틱 이중화. 이정도면 아주 좋은 장비인데, 처음이라 힘들거다. 일단은 익숙치 않으니까. 손은 늘 시렵긴 하지만..그래도 주먹쥐면 물이 줄줄 나올 정도는 아니었겠지? ㅎㅎ
박재홍 09-12-29 12:53
 
  글 잘읽었다. 형용이, 진환이 수고가 많으시고, 믿음직한 민호가 많이 도와주는 구나.
예전에 이형룡 (21기) 선배 집에 갔을때도 형룡형은 자기 방문에 철봉을 설치하고 매달려 있던데,  이름도 비슷한 형용이도 똑같이 철봉을 설치했다니 두 (two) 형룡(용) 님이 방문앞 철봉에 매달린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민호 09-12-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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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희용이 영상 같은거 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