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11-23 02:19
11/15 북한산 12성문 워킹을 다녀와서!!(후기)
 글쓴이 : 51기 김민…
조회 : 3,021  

안녕하세요 51기 김민성입니다!
15일에 산업대 동기 이도연, 시립대 동기 송승곤과 북한산 12성문 워킹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올리려고 했는데, 50주년 행사 준비에 바쁠 것 같아서 행사 후에 올립니다.
그리고.. 저에게 옷가지와 그 외 많은 물건들을 빌려주신 주미누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ㅋㅋ


-----------후기-----------
  6AM 핸드폰 모닝콜에 눈을 뜬 나는 잘 일어나지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왜냐하면 오늘은 산업대 동기 도연이와 시립대 동기 승곤이와 북한산 12성문 워킹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연맹 추계 전후로해서 친해진 이 둘은 시도때도 없이 나를 부른다. 경희대 암장에서 운동하자느니 술한잔 하자느니 등등..) 일어나서 빵이랑 시리얼로 대충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갔다. 전날인가 전전날인가 비가와서 아주 추웠기에 나가자말자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 때 나는 주미누나가 빌려주신 다운자켓과 동계용 바지 그리고 체육대회 때 받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 모자가 문제였다. 귀가 너무 시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비니였다. 비니를 쓰니 한결 따뜻해져서 내가 출발하는데 힘이 좀 실렸다.
  버스를 타고 서울대학병원 근처를 지나는데 유난히도 차가 밀렸다. '토요일인데 이렇게 차가밀릴 리가 없는데 왜 이렇게 밀릴까?,사고났나?' 이러한 생각마저 들 정도로.. 차가밀린 덕분에 서울대학병원에서 우리학교 근처 던킨사거리까지 오는데 무려 10분이나 걸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던킨사거리에는 토요일인데도 학교를 가는 인파가 엄청났다. 그리고 대명거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차들도 장난이 아니었다. 아니 대체 무슨 일이길레 이렇게 많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내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 '아!오늘 수시치는 날이지;;' 이러한 혼돈의 원인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정체에 짜증났지만, 한편으론 내년에 들어올 신입생들을 생각하니 흐뭇(?)했다. 혜화로터리를 지나니 그제서야 정체가 풀렸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느새부턴가 밖에 희끄무리한 뭔가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눈! (물론 일요일 아침-남들이 자고 있을 시간-에 잠깐 내린 것이고 쌓이지도 않았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나에게 첫눈이었다.) 나의 고향인 부산에는 눈이란게 무척 귀하기에 눈을 보는 게 참 신기했지만, 한편으론 오늘 있을 워킹이 걱정되기도 했다. 오늘 등반은 정말 조심해서해야겠구나 하고 다짐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립대 동기가 전화와서 눈이 오느니 오늘 미끄럽겠다느니 떠들어댔다. 그것에 장단을 맞춰주다 보니 어느새 우이동 종점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은 9시였는데 혜화에서의 정체로 5분정도 늦어서 도착했더니 도연이와 승곤이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애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잠시 후 도선사행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도선사 주차장에 도착한 후 걸어서 올라가는데 도연이와 승곤이는 다리에 모터라도 달았는지 아주 빠르게 올라갔다. 난 자꾸 헥헥거리는데 얘들은 왜 이렇게 빨리 올라가는지... 승곤이와 도연이의 등을 보고 걸으며 앞으로는 스포츠 클라이밍이나 암벽뿐만 아니라 워킹도 많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재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하며 인수봉을 봤다. 그동안은 바위만 하러 북한산을 왔었는데, 이렇게 워킹하러 간다니 기분이 묘했다. 인수야영장을 거쳐 위문에 도착했다. 위문을 통해서 반대쪽으로 가려는데 매우 차가운 바람이 나를 맞이했다. 우리 모두 너무 춥고 얼굴이 얼얼해져서 우리의 목적인 12성문 워킹의 시작점인 위문에서 인증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하고 출발했다.
  첫 위문에서 용암문으로 가는 코스는 무난했다. 아니 오히려 길이 너무 좋다고 해야 하나? 최근 몇 년간 워킹이라하는 것은 산악부에서 한 춘․하계밖에 없는 나에게는 이러한 길은 평지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이 때까지는..). 길이 너무 좋다보니 위문에서 용암문까지 가는데 20분이 좀 넘게 걸렸다. 우리는 이러한 페이스대로라면 4시안에 하산할 수 있겠다고 좋아했다. 용암문에서 출발해서 대동문까지 가는 길 또한 그리 나쁘지 않았기에 30여분 정도만에 도착했다. 11시 40분경 도착한 대동문은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터가 넓고 햇빛도 잘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각자 행동식을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먹다가 슬슬 몸이 추워지려해서 다시 일어나 출발했다.
  이쯤부터였나 그 다음 문부터였나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길이 너무 좋다’ 혹은 ‘4시안에 완주하고 내려가겠다’는 생각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연맹 09학번 동기 산행도 여기로 갈까 생각했는데 그 계획도 약간의 수정이 필요해 보였다. 왜냐하면 점점 길이 험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설악의 공룡능선이 생각나는 구간도 있고, 짧지만 마등령을 방불케하는 경사의 코스도 있었다. 체력이 저질인 나는 지치기 시작했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기들의 걷는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앞장서서(?) 우리 쉬엄쉬엄 사진을 찍으면서 가자고 제안했고 다른 동기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걷는 속도를 줄이고 사진찍는 횟수를 늘렸다.
  계속 걷다보니 부왕동암문에 도착했는데(13시 40분 무렵), 우리 모두 지치고 배도 고파서 밥을 먹기로 했다. 다른 동기들은 간단한 행동식을 꺼냈지만, 나는 물을 부으면 비빔밥이 되는 일명 '씨레이션' 을 꺼냈다. 동기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게 뭐냐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친절하게(?) 물 붓고 고추장 넣고 그러면 밥이된다고 하니 애들은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미리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준비해 갔었는데, 이놈의 보온병은 보온은커녕 온수를 냉수로 바꿔놓았다. 하는 수 없이 만약을 위해 준비해간 버너-주미누나가 빌려주신..흠.. 콜맨은 아니고 가스버너인데, 물을 끓일 때 아주 용이한..확실히 설명을 못 드리겠습니다;;-를 낙엽이 거의 없는 평평한 곳에 둔 후 물을 끓였다. 그렇게 밥을 해먹은 후 우리는 다시 또 출발했다.
  약 3시경 가사당암문에 도착했는데, 12성문 완주 계획의 실패를 부르게 된 사건이 여기서 발생했다. 가사당암문에서 사진을 찍은 것과 출발까지는 순조로웠다. 그러나 어느새부터 길을 잘못 들어서 대서문을 가지 않고 이상한 길로 가게 되었다. 성벽은 안보일 뿐이고, 집에는 가고싶을 뿐이고!ㅜㅜ.. 다행히 성문을 도는 코스는 아니지만 정식등반코스는 맞았는지 반대편에서 오는 한 무리의 등산객들을 만났다. 그러나 이 길은 대서문으로 가는 길이 아니란다.. 20분정도 걸어왔던 길을 다시 돌아서 가려는데 이때 오늘 완주를 못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가사당암문에 도착해서 대서문을 향해 가는데 마침 같은 방향이었던 어떤 등산객 아저씨가 12성문을 하루에 도는 것은 무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왠지 더욱 힘이 빠졌다. 대서문에 도착한 후 우리들은 의욕을 잃고 산성매표소 쪽으로 하산했다.(왠지 12성문을 다 돌고나면 해가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하산한 후 나는 가볍게 근처에서 술 한잔하고 집으로 가려 했으나..이놈의 시립대 동기가 계속 회기가서 놀다가자고 때를 썼다. 그래서 별 수 없이 경희대로 가서 경희대 동기, 그리고 시립대 산업대 동기들과 경희대부실에서 산행 뒷풀이를 했다..그리고 술 더 마시다가 시립대 산악부실에서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 경희대가서 클라이밍하고 집에갔다.

  아..이번산행을 통해 우리가 가는 곳의 지리에 대한 사전조사와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길이 잘 나있는 편인 북한산에서도 길을 잃은걸 봐선 말이죠ㅜㅜ ㅋㅋ
  그리고 원래는 다른 산악회에 끼어서 14,15일에 지리산 단풍을 끝물이라도 보고 오려 했었는데 전날에 비가 많이오고 너무 추워져서 그런지 사람들이 취소해서 북한산에 갔습니다. 지리산간다고 주미누나한테 다운자켓이나 장갑 이런거 빌린건데 ㅜㅜ 지리산은 다음기회에 가봐야할 것 같습니다 ㅋㅋ아무튼 북한산이었데도 엄청 추웠는데 주미누나의 옷 덕분에 매우 따뜻하게 산행할 수 있었습니다! 주미누나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구요..

그럼 이만 11/15 북한산 12성문 워킹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