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9-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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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구이회
 조회 :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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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09.8.26(수)~8.30(일)까지 4박5일간 OB회원 13명 및 가족 5명 총 18명은 염려덕분에 백두산 등반을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모처럼 집사람과 참석한 이번 산행은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다녀오신 분들 각자 느끼는 감정이 일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부분 위주로 간단한 산행 일정별로 간략히 올립니다.
ㅇ 백두산 등반 개요
- 개략 일정
(1) 1일차 : 인천국제공항 -> 중국 장춘 국제공항(약 2시간, 항공편) -> 송강하(약 7시간, 버스편)
(2) 2일차 : 백두산 서파 등반(천지관광) 및 서파주변 관광(대협곡, 왕지, 고산화원 등) / 18명(가족 포함)
(3) 3일차 : 백두산 서파 종주(15Km, 약 8시간) / 11명(산악부 OB)
(4) 4일차 : 백두산 북파 등반(찝차 이동 및 등반) -> 천지(달문) -> 장백폭포 -> 하산 -> 길림시(약 6시간, 버스편)
(5) 5일차 : 길림시 -> 장춘국제공항(약 1시간, 버스편) -> 인천국제공항(약 2시간, 항공편)
- 참석자 : 총18명(성대산악부 OB회원 13명 + 가족 5명)
. 9기 윤보용(+형수님), 10기 이혜석, 12기 유민수(+형수님, 큰아들/유황), 18기 김태호, 21기 박시영/ 전승구/
구이회(+집사람), 23기 엄성호/ 이하영, 27기 박수홍, 28기 박명흠/백운호(+장남/백두산), 40기 김기석
ㅇ 1일차(8.26, 수) : 오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 집합하여 인원 점검 및 출국 수속후 09;40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중국 길림성 장춘국제공항에 12시경(현지시간 11시) 도착하여 공항 주변에서 점심식사후 버스편으로 약 7시간에 걸쳐 백두산 입구인 송강하에 도착하여 저녁식사후 호텔(2인 1실)에 여장을 풀었다. 버스 이동중 주변을 보니 온통 옥수수 밭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90% 정도는 사료용으로 재배한다고 하며, 약 10%만이 식용이라고 조선족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버스 이동중 약 2시간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화장실을 사용하였는데 가장 애로사항 중의 하나가 대부분 화장지도 없고 칸막이도 없이 3명이 함께 사용토록 되어 있어 특히 여자들이 매우 불편하다고 불만을 많이 토로하였으며, 식사는 대부분 한인 식당을 이용하여 입맞에 맞았으나, 대부분 음식이 짠 편이라 조금 불편하였다. 그런 와중에도 이혜석 선배님의 배려로 저녁식사 때는 중국산 멍멍이 고기맛까지 볼 수 있어 매우 즐거웠으며, 호텔에서는 전체 모여 간략히 앞으로 일정 및 유의사항 전달이 있었다. 여기에서 참석치 못한 재학생들의 원인 제공자인 뱀에 대한 선배님들의 다양한 경험담과 더불어 유민수 선배 교수님의 침의 원리 등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강의를 듣고 10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ㅇ 2일차(8.27, 목) : 아침 일찍 기상하여 호텔에서 아침식사후 백두산 서파("파"란 "제방, 둑"이라는 뜻으로 천지를 막고 있는 능선을 말하며, 서파라 함은 천지를 둘려싸고 있는 서쪽 백두산 능선을 말함) 5호 경계비(중국과 북한 경계비)에 오르니 마침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라 천지 관광 및 사진 촬영을 하고 하산하여 서파 및 남파 주변(대협곡, 왕지 등)을 관광하였다. 백두산 천지 주변은 1년에 50~60일만 천지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매우 운이 좋은 경우라 함. 어떤 사람은 백두산을 3번~5번 등반하여 겨우 천지를 볼 수 있었다고 함. 이날 밤은 분위기도 좋고 오늘 하루가 너무 즐거워 전원이 호텔에 딸린 야외 홀에서 중국 토종술과 안주로 회식 파티를 하고 10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ㅇ 3일차(8.28, 금) : 어제 그렇게 청명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하여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오늘은 매우 힘든 등반이 예상되었다. 가족 5명을 포함하여 7명은 백두산 주변 관광을 가는 것으로 하고, OB회원 11명만이 15Km에 달하는 서파 종주를 하기로 하였다. 서파 종주는 산악 가이드를 별도로 고용하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여 서파 5호 경계비에서 북파 방향으로 종주를 하는 코스였다. 출발하기전 서파 입구에 도착하니 엄청나게 비가 쏟아 지는데 산악가이드는 중국인이라 말이 통하지 않았고, 출발전 가만히 지켜보니 바지를 벗더니 준비해온 내의를 2벌이나 입고 그 위에 등산용 바지를 입더니, 이번에는 상의를 벗고 두꺼운 겨울용 스웨터 3벌을 추가로 입고는 등산용 윈드자켔을 입고 그 위에 우의를 입는데 입이 딱 벌어졌다. 그동안 산악부 생활하면서 아무리 추운 동계 등반이라도 저렇게 두껍게 입어 본적이 없는데 이 친구는 저렇게 두껍게 입고 어떻게 등반을 할려고 하는지 의문이 생겼으나, 추위에 대비하여 가벼운 옷 1~2가지와 윈드자켓 그리고 우의만 준비해온 우리들은 등반을 시작하니 곧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능선에 오르니 돌풍에다 조금 지나니 비가 진눈깨비로 바뀌면서 산아래에서 천지쪽으로 돌풍이 몰아 치는데 얼굴과 손은 금방 얼어 붙고 금방이라도 동상에 걸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과 더불어 잠깐만 쉬어도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데 그동안 말로만 듣던 "하이포써미아"에 걸릴 것 같았다. 돌풍이 얼마나 쎄게 부는지 몸이 천지로 날아 갈 것 같아 몸을 바짝 낮게 엎드려서 전진해 가는데(예년에 집차도 날려 버린 사례가 있다고 함) 모두가 그래도 왕년에 산전수전 다 경험한 산악부원들이므로 각자 알아서 대응해 가겠지 생각하고 몸이 가벼운 나는 더욱 낮은 자세로 엎드려 나 자신의 안전에만 전념하면서 나아가는데 정말이지 매우 힘든 등반이었다. 8월말이라 백두산의 기상을 우습게 보고 동계 복장을 준비해 오지 못했음에 후회를 하며 등반을 계속하는데 다행히도 2/3지점에 대피소(녹명봉 지나 바람이 적은 고개 부위에 천막을 치고 여름 약 3개월간 조선족 1명이 거주하고 있음)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여기에서 라면을 끓어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이후 하산하니 약 8시간이 소요된 것 같다.
* 참고로 백두산 서파 종주 코스는 중국 길림성 담당공무원과 협조하여 1996년 개척한 이혜석 선배님께서 그동안 수많은 종주 경험을 토대로 등반 전날 우리에게 말씀하시길, 백두산의 날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뒤바뀌는데 특히 등반중 비가 내리면 돌풍이 몰아치면서 한겨울 날씨로 변화므로 준비해 온 모든 옷을 가져가라고 부탁했으나, 구름 한 점 없었던 어제 날씨를 생각하여 만반의 준비를 못한 우리들의 잘못도 많았음.
ㅇ 4일차(8.29, 토) : 어제 그렇게 많은 비와 눈이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다시 매우 화창한 날씨였다. 아침 일찍 기상하여 전원 호텔 앞에서 간단히 체조를 하고 "킹고"를 크게 외치고는 백두산 북파 등반을 위해 출발하였다. 거의 산정상까지 찝차(6명 탑승)로 이동하는데 북파 등산로 입구에는 수십대의 찝차가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다. 이혜석 선배님으로부터 어제 눈이 많이 내려 산길이 얼음으로 덮인 곳도 많아 위험하니 "만만디! 만만디!(천천히! 천천히!)"라고 부탁하라는 말을 들었으나, 찝차 운전자는 천천히 가자는 우리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엑셀레이터를 밟는데 특히 코너링하는 곳에서는 더 빨리 달리는게 아닌가. 드디어 천문봉 정상 부근에서 내려 천지를 관람하니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이나 눈덮인 백두산 정상 부근은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니 오랫동안 머무를 수가 없어 간단한 기념 촬영만 하고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천지 달문으로 하강하니 여기에는 바람한 점 없어 너무나 고요하고 따뜻하였다. 천지에서 장백폭포로 향해 흘러 내려가는 입구의 물을 떠서 마셔보니 물맛이 매우 좋았다. 천지에 발을 담구어 보기도 했으며, 여기에서 준비해온 성대산악부 기를 들고 전체 기념 촬영도 하였다. 계단을 따라 장백폭포 옆을 내려오면서 폭포를 쳐다보니 엄청난 물보라를 하얗게 일으키면서 내리치는 장백폭포는 정말 장관이었다. 하산하여 한국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6시간을 달려 길림시에 도착하니 밤 9시가 훨씬지났으며, 저녁 식사후 1시간 정도의 전신마사지를 받고 늦었지만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며 간단히 맥주로 그동안 일정을 마무리하고 호텔방에 들어오니 새벽 2시가 다 되었다.
ㅇ 5일차(8.30, 일) : 어제 늦게 취침하여 오늘은 조금 늦은 7시에 기상하여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30분경 버스를 타고 장춘 국제공항에 도착하여 12시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시간으로 3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동안 함께했던 모든 분들과 작별 인사를 마치고 안산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아내와 함께 창원까지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하여 내려오니 밤 12시가 되었다.
ㅇ 등반후기 : 결혼후 20여년간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부부끼리의 해외 여행을 이번에 처음으로 경험하였습니다. 또한 산악부 YB시절 통일만되면 제일 먼저 백두산 등반을 하자고 약속했던 우리 동기들끼리의 그 옛날 약속도 생각나서 천지를 보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더구나 날씨가 너무 좋아 구름 한 점 없는 상태에서 천지를 마음껏 감상하였으며, 아울러 한 여름인 8월에 눈보라와 돌풍이 몰아치는 백두산의 진면모까지 경험했으니 우리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창원에서 살아온 아내는 동기들을 제외하고 산악부 선배님들과 후배들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4박 5일간 함께 지내보고는 산악부의 끈끈한 정을 매우 깊이 깨달았다고 하며 너무나 즐거운 나날이었다고 매우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평상시와 특별히 다르게 보낸 것이 아니었으므로 무엇이 그렇게 정답게 느껴졌는지 물어보니 선배님들은 무조건 "재수씨! 재수씨!"하면서 다정하게 불러주고 필요한 것은 다 도와주었으며, 후배들은 모두 "형수님! 형수님!"하면서 너무나 다정하게 불러주는데 조금도 가식이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부르더라는 것입니다. 더불어 선배님들이나 후배들이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배려하고 챙겨주는데 친 형제보다 더 친밀하게 느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말을 듣고보니 우리 성대산악부의 선배님들과 후배들이 너무나 고맙고 내가 이렇게 좋은 산악부 일원임을 생각하며 너무나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다시한번 이번 백두산 등반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하신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형수님들, 피끊는 동기들, 그리고 자랑스런 후배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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