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6-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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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창선
 조회 :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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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로 내려오면서 바라본 K2는 개스에 잠겨 있었다.
하늘로부터 솜가루같은 눈이 흩날려 온동네를 하얗게 만들어 버렸다. 적막하다. 어디를 둘러봐도 흰 눈위에 살아 움직이는 건 나 혼자뿐이다.잠시후면 B.C.에 도착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젖어본다. 몇일사이로 K2는 2명의 유능한 산악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중에 이태리의 카사로토는 여러번의 뛰어난 단독등반을 이뤄낸 산악인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인물이었는데 여하튼 그들의 죽음 이후로 산은 계속 흐려있다.다시 한번 힐끗 쳐다본 그곳에 K2는 눈을 맞으며 그렇게 서 있었다.
우리는 왜 육체에 고통을 가하면서 기어오르려하는가?
우리는 높이 오르며 보다 더 높이 오르려 하고있다. 고통을 당하며 도달한 그 높이에는 전에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 평화가 있고 웅장함이 있고 사람을 그리워 할 수 있다.그래서 다음에는 더 높이 오르려 한다. 한없이 텅 빈 공간의 중심에 서있는 적막한 평화를 맛보려 하는 것이다.
오늘아침 캠프2를 도망치듯 내려와버렸다. 하산하는 우리의 뒤통수를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비아냥 거렸다. 우리는 뒤돌아 보지않고 단숨에 C1으로,A.B.C.로 그리고 B.C.까지 내려 와버렸다. B.C.는 많이 변해 있었다. 몇몇 팀들이 철수했고 카사로토의 죽음으로 혼자가 돼어버린 그의 부인이 당분간 우리팀에 머물기로 했나보다.이로써, 남아있는팀은 남서능의 폴란드와 우리와 같은루트의 오스트리아,북서능을 시도하다 실패한 영국 우리 이렇게 4개팀이 돼었다. 오늘로서 B.C.도착한지 한달이 됐다. 등반이 서서히 막바지에 접어들고있다. 초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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