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5-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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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호성
 조회 : 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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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급 : 타의입산(他意入山)
산보다 TV를 더 선호하는 스타일로 휴일이면 리모콘이 유일한 벗.
회사나 모임에서 산행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서되
멀쩡한 하늘에서 비가 억수로 쏟아져 산행이 취소되기를 바라는 형
10급 : 증명입산(證明入山)
산을 좋아해 찾는 것이 아니라 사진 찍으러 가는 스타일.
물 좋고 경치 좋으면 아무데나 가리지 않고 사진만 찰칵찰칵.
경관이 좋은 곳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그 사진으로 마치
한국의 산은 다 가봤다고 과시
9급 : 섭생입산(攝生入山)
오로지 먹으러 산에 가는 스타일로 배낭 가득 먹거리를 챙겨
물 좋은 계곡에 퍼질러 앉아 식탐을 즐기는 타입.
엄청 먹었는데도 음식이 남아 다시 지고 내려오며
"나는 왜 이리 배가 작지" 라며 후회
8급 : 중도입산(中途入山)
산행을 하기는 하는데 꼭 중간쯤에서 하산하는 스타일로 제 다리가
튼튼하지 못함은 탓하지 아니하고 산이 왜 이리 높냐고 불평.
"뭐 꼭 정상에 올라가야 맛인가, 올라가면 누가 상이라도 주냐?"며
자기를 합리화
7급 : 화초입산(花草入山)
내내 집에만 있다가 춘사월이나 단풍철 산을 찾는 스타일.
진달래 철쭉 등이 피는 춘사월이나 만산홍엽으로 불타는 단풍철이면
갑자기 산에 미치는 타입.
6급 : 음주입산(飮酒入山)
그래도 산을 조금은 아는 스타일로 산행을 마치면 하산주를 열심히
챙겨 먹는 타입.
술의 종류, 알콜 도수, 가격을 막론하고 그저 양만 많으면 됨
5급 : 선수입산(選手入山)
산을 마라톤 코스로 생각하고 "산을 몇 개 넘었고, 한 시간에 몇km를
갔다"고 자랑하는 스타일. 이런 사람을 따라 나서면 늘 굶거나 먹을
때도 번개불에 콩 뽁아먹듯 먹고는 오로지 달림
4급 : 무시입산(無始入山)
산을 좀 아는 까닭에 자기가 계획한 산행은 꼭 하는 스타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원래 계획대로 밀어 부침.
폭풍이 몰아쳐 "오늘 산행 취소지?" 하고 물으면
"넌, 비 온다고 밥 안 먹니?" 라고 되묻기 일수
3급 : 야간입산(夜間入山)
시간이 없음을 한탄하며 주말은 물론 퇴근 후도 산에 오르는 스타일.
산에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산병 초기증상.
산정에 오르면 자기가 무슨 늑대라고 "우~ 우~"하며 달을 보고
소리를 질러 댐
2급 : 면벽입산(面壁入山)
바위타기를 즐겨하는 스타일. 틈도 없는 바위사이에 몸을 비벼 넣고
마치 바위가 자기 애인이라도 되는 듯 온갖 퍼포먼스를 행함.
이때쯤이면 가끔 회사까지 빼 먹고 몇 일이든 퍼포먼스에 몰두
1급 : 면빙입산(面氷入山)
날씨가 추워지기만 학수고대하고 폭포가 얼기만을 축원하다가
결빙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만사 제쳐놓고 몸을 던지는 타입.
빙판길에 가족이 넘어져 다쳐도 "겨울은 추워야 한다"고 주장
1단 : 합계입산(合計入山)
국내 산을 모두 섭렵하고도 조갈증이 나서 더 높고 어려운 산이 없나
모색하는 스타일. 산에 관한 정보가 있는 외국원서를 번역한다고
평소에 안 하던 공부까지 함. 산병 중증 환자로 제 스스로 격리되어
고행길로 들어섬
2단 : 설산입산(雪山入山)
마침내 출사표를 던지고 히말라야 설산으로 떠나는 스타일.
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돌아왔다는 소리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음
3단 : 불문입산(不文入山)
"산 아래 산 없고 산 위에 산 없다" 는 스타일.
산 평등사상에 이르게 되고 입신의 경지에 이름.
"산에 오르는 것을 묻지마"라는 선문답으로 유유자적 산을 즐김
4단 : 소신입산(所信入山)
작은 산도 크고 높게 보고 작은 산이라도 겸허하게 즐겨 찾음.
그렇다고 "힘들어서 높은 산을 못 올라간다"는 소리는 안 함.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에 비례하여 입으로 양기가 올라 산행 후
하산주 한잔에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 길어짐
5단 : 자아입산(自我入山)
자기가 진정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음.
그 동안 식구들에게 숱한 불평을 들어가며 쌓은 산에 대한 신념이
비로소 결실을 거둠
재미로 올려봤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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