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8-29 18:46
2011년 OB 하계설악산 등반 보고
 글쓴이 : 김기석
조회 : 1,956  
1.하계일정

- 2011년 8월 18일 - 8월 22일



2. 참가자

- 회원 24명, 가족회원 9명
1)윤보용[양순희, 윤하빈(손녀)]
2)이혜석
3)최준곤(이송죽)
4)유민수(이승경)
5)강보인
6)김해진
7)김공양(문명순)
8)양세광
9)김홍기
10)박동준
11)김태호(이성호)
12)최도영
13)이석호(이채영)
14)배창훈
15)박시영(고현애)
16)이하영(정혜선)
17)김용엽
18)구승철
19)김수홍
20)박명흠
21)이민호
22)김기석
23)김주미
24)이현범



3.하계등반 일정

1)8/19일(금)
 A팀 : 릿지산행(강보인, 김해진, 양세광)
 B팀 : 천화대 릿지(최도영, 이하영, 박명흠)

2)8/20일(토)
 A팀 : 마등령(윤보용, 김태호, 배창훈)
 B팀 : 워킹(최도영, 이하영, 김기석, 이현범)
 C팀 : 한편의 시를 위한 길 (박명흠, 김용엽, 박동준)
                          (김주미, 김수홍, 구승철)
 Free 팀 : 울산암 - 김공양(문명순)



4.하계산행기

1) 20일 워킹 B팀 산행기(작성 : 김기석)
 - 금요일
 퇴근후 회사근처에서 수형형, 재학생 현범이와 저녁을 먹은 후 강동구 천호동 현대타워에 사는 김모 동기를 픽업하기 위해 현대타워 지하주차장에 들어간다. 역시나 예상대로 주차장에서 약 23분 정도를 기다린다. 오늘은 수홍형이 있어서 다소나마 기다리는 시간이 예년에 비해상당히 줄어 큰 위안이 된다.

 김모 동기는 설악산 가는 길이 심심치 않게 하기위해 옥수수를 준비하느라 늦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옥수수를 먹지 못했다. 김모동기가 나에게 옥수수를 손으로 알만 발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먹으라고 정성없이 통째로 준다. 결국 나는 옥수수를 한 알도 먹지 못했다. 김모 동기가 다 먹었다.

 어리숙한 운전실력으로 인하여 중간에 한 번 길을 잘못 들긴 하였으나 설악산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한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와선대까지 조금이나마 걷는 거리를 줄이고자 설악산관광호텔에 주차를 하고자 하였으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저녁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직원이 지키고 있다. 올해부터는 호텔에 예약이 되어있지 않은 관광객은 호텔앞에 주차를 할 수가 없고, 소공원 주차장에 주차비를 선불로 지불하고 주차를 한다. 하루에 5,000원

 차를 주차하니 옆에 많이 보던 차가 같이 주차를 한다. 용엽형이 운전하고 온 RAV4. 동준형, 창훈형, 승철형이 내린다. 수박을 무려 2통이나 챙겨오셨다.

 와선대 올라가는 길에 김모동기가 한참이나 오지 않고 있다. 어리숙한 배낭싸기로 인해 간장에 절인 양파국물이 배낭에서 흘어 고어텍스 자켓이 젖었다고 한다.
 인과응보, 사필귀정, 권선징악.. 해피엔딩?

 와선대를 올라가며 약 4년전 안모동기와 둘이 이 길을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아름다운 기억은 아니다. 무서웠던 기억이다. 당시 안모동기와 심야에 둘이 비선대를 향해 걷는데, 우리는 아무로 말도 없이 자꾸 걸음이 빨라 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먼저 무섭냐고 물으니.. 무섭다고 한다. 나도 무섭다고 했다. 우리는 귀신에 대한 무서움에 서로 얘기도 하지 않고 아주 빨리 걸어 올라갔다. 거의 뛰다 시피..(25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올해는 4명이서 걸으니 무섭지 않다. 올라가며 수홍형과 주미에게 이 시간에 혼자 이 길을 걸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 난 무서워서 절대 혼자 못 걷는데 두 양반은 충분히 혼자 걸을 수 있다고 한다. 분명 거짓말 인 것 같다. 참고로 현범이도 혼자 못걷는다고 했음.

 와선대에 도착하니 공양형과 형수님이 맞아 주신다. 형수님은 처음 뵙는다. 처음 보는 분께는 첫인상이 중요하므로 본인의 자랑을 시작한다. 한마디로 허세작렬! 아마 형수님은 강한 인상을 받으셨을 것이다.

공양형이 가져온 전어와 수홍형이 가져온 오리 그리고 후식은 동준형이 가져온 수박으로 웃음꽃을 피운 후 내일 등반을 위해 잔다.
 
- 토요일
 아.. 어제 웃음꽃을 너무 피워서 인지 머리가 띵하다. 자제 했어야 했는데.. 자제를 못했다. 오늘 어느 팀으로 붙어서 이 피로를 천천히 풀까 아침식사를 하며 생각해 본다.
편하게 걸으며 경치도 구경할겸 하영형이 이끄는 워킹팀으로 붙는다. 도영형 현범이와 같이 비룡폭포를 향해 걷는다. 릿지팀과 헤어지고 비룡폭포를 가는길.. 어제 만발한 꽃 때문에 머리도 띵하고 땀이 몸에서 심하게 배출된다.

 정신없이 땀이 떨어진다. 숨은 당연히 목까지 올라온다. 쉴때마다 물을 350ml씩 마신다. 안부에 이르지도 못했는데 수통의 물은 바닥이다. 2개나 준비를 했는데 올라오면서 다 마셔버렸다. 다행히 심각한 오르막이 시작되기 바로전 계곡물이 뜰 수 있었다. 심각한 오르막 앞에서 어짜피 배출 될 물이지만 배에 한가득 물을 채워 넣는다. 그리고 수통에 물을 가득 담는다.

 20분 정도 심각한 오르막을 오른 것 같은데 아까 만땅을 채운 물이 다 빠져 나간 모양이다. 또 목이 마르기 시작한다.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식욕이 없다. 하영형이 내려가고 싶으면 내려가도 된다고 한다. 도영형은 갖고 있는 물을 주고 내려가라고 한다.

야호! 이 얼마나 올라오면서 고민하고 고민하던 일이 해결되는 상황인가! 내려가는 길이 다소 험할 듯 하지만 내려가야 겠다. 아... 그런데 현범이가 보고 있다. 아.. 이거 내가 같이 하계가자고 해서 데려온 재학생인데 내가 내려가면.. 현범이는 누가 챙기지? 점심을 먹으며 바라 본 앞으로 우리가 올라야할 길은 까막득하다. 길도 없는 것 같다. 심각하다. 갈등한다. 그러나 어쩔수 없다. 눈물을 슬쩍 흘리며 그냥 포기하고 또 올라간다.

역시나 선배의 말은 다 거짓이다. 나도 거짓말을 하면서 또 속는다. 하영형이 점심먹으면서 쉬운 길이라고 했는데 또 속았다.

 다행히 정상에 이르기까지 클라이머스 하이(Climber's High)가 약간 온 듯하다. 땀도 적게 배출되고, 정신도 집중되고, 입은 심하게 마르지만 물을 마시지 않아도 참을 수 있고, 힘이 들지만 앞으로 걸어 갈수 있는 상황! 이것이 바로 클라이머스 하이!(제가 생각하기에)

하하! 클라이머스 하이가 살짝 오니 벌써 정상이다! 이젠 능선길에 접어들었다. 이젠 쉬엄쉬엄 가면 되겠군! 그러나.. 아까도 서술했듯.. 선배의 말을 믿으면 안된다. 하영형한테 또 속았다.

가면 갈수록 안개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아 이 길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나올 듯 말듯한 우리의 목적지..
멀리서 들리는 사람소리..
 그러나 이내 사라져 버린 사람소리..
 잠깐 왔다간 클라이머스 하이.. 그로인한 또다시 시작된 목마름과 피곤함
 설악산에서 이런 저런 상황을 오늘 하루에 다 겪는다.

 불행중 다행인가? 그래도 하영형은 Back은 하지 않는다. 길을 아주 잘 찾는다. 지도도 없이 아이폰의 나침반을 보면서 최적의 코스로 안내를 한다. 내 머릿속의 지도는 이미 방향감각과 거리개념을 상실했다. 하영형이 다소 아주쪼금 극히 쪼금 존경스럽니다. 내가 만약에 이 길을 앞장서서 간다고 했으면 계곡으로 떨어져... 여하간 공경심을 느꼈습니다.

 결국은 시간에 맞춰 목적지에 도착.. 그러나 새로운 암초를 만났다. 다행히 설악산에 오지 않은 창선형과 우진형의 도움으로 해결..(자세히 기술하기가 민감한 듯 합니다.)

 힘든 등반을 마치고 와선대에 도착... 오늘의 등반을 떠올리며 잠시 눈을 감아본다. 바로 결론에 이른다!
앞으로 하영이형 안따라가기! 선배에게 속지말기! 물 아껴 마시기!

 와선대에서 짐정리 후 소공원에 도착한다. 토요일 저녁에서야 모든 회원이 다 모인다. 갖가지 회와 약간의 음주 후 다시 시니어와 주니어로 나눠 숙소로 향한다. 석호형의 배려로 마지막 밤은 한화콘도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샤워순서를 기다리동안 밖으로 뛰쳐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한화콘도 들어오면서 본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가수가 자꾸 눈앞을 왔다갔다 한다. 안씻은게 문제가 아니라.. 몸이 말을 안듣는다. 오늘의 등반피로가 몰려온다. 아쉽지만.. 이성이 육체를 지배하지 못한다.

일요일
 아침 식사 후 작년과 마찬가지로 대청마루에서 순두부로 해장을 한다. 어제 모인 회원들이 다 모이지 않아 아쉽지만 단체사진이 다소 빈약하다.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아침은 가능하면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 20일 한편의 시를 위한길 산행기(현대타워에 사는 김모회원)
  - 빨리 작성해 주시길..

5. 회계보고
 1)회원회비 : 750,000

 2)지출내역 : 821,290
 - 산 장 비  : 410,000
 - 아침식대 : 187,000(19, 21일 아침)
 - 오리고기 : 157,500
 - 의 료 품 :  35,800
 - 기    타 :  30,990

김기석 11-08-29 18:47
 
보인형의 건의를 받아들여 금번 하계에 참석한 회원가족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혹시나 가족회원의 이름이 틀렸다면,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바로 정정하겠습니다.
백소담 11-09-05 19:10
 
역시 기석이오빠의 후기는 쵝오인듯 합니다 !!! 뒤늦게 읽어 정말 ..정말 아주 조금 ?! 미안한 마음이지만,
언제봐도 김모동기라고 지적하신분으 누군지 딱 알거같은 ,
후기 재밌게 읽고 갑니다 !
게으름에 극치를 달리는 간사 백소담은 반성중입니다.
앞으로 등반은 꼭 참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