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이란?
음양오행은 음양오행설이라고 하며 음양설과 오행설을 하나로 묶어서 부
르는 말이다. 음양오행설은 몇 천년에 걸쳐 이루어진 철학체계이기에 설
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문화재답사와 관련된 정도만 쉽게 설명하고자
한다.
음양은 해와 달을 연구하고 해와 달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정리한 이론이며, 오행은 다섯 행성인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을 연구하고 우리 생활에 어떤 관련이 있는 지를 정리한 이론체계이
다.
음양은 남자와 여자의 성적인 개념이 아니고 서로 상반되는 대비적인 개
념이다. 밤과 낮, 동적인 움직임과 정적인 개념, 명암, 따뜻함과 차거
움, 빠른 것과 느린 것, 무거움과 가벼움등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하
면 된다. 음양은 해와 달의 그 자체가 아닌 해와 달로 표현할 수 있는
추상적 개념이다. 세상의 거의 대부분이 대비되는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 해로 대표되는 성질을 양(陽)으로 달로 대표되는 성질을 음(陰)으
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지만 주의할 점은 해와 달로 대표되는 성질은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남자는 양이고 여자는 음
이라 하지만 무조건 남자는 양, 여자는 음이라는 것이 아니라, 남자라는
성질이 양(+)으로, 여자라는 성질이 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만약 아
주 소심한 남자와 아주 활달한 여자를 대비하면, 남자를 음으로 여자를
양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문화재 답사할 때 음양의 의미를 부여한 부분이 여러 곳에 있는데 예를
들어 사각형 연못과 원형의 섬‧ 둥근 주춧돌과 사각형 주춧돌‧ 벽이
뚫린 회랑과 막힌 회랑‧ 문반과 무반의 품계석‧ 동과 서‧ 불과 물‧
홀수와 짝수의 대비등이 바로 음양에 의한 것들이다.
경복궁에 적용된 음양의 사례를 살펴보면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의 좌
우에는 일화문(日華門)과 월화문(月華門)이 있는데 각각 해(日)와 달
(月)을 의미하고, 근정문의 동쪽 행각에는 융문루(隆文樓), 서쪽 행각에
는 융무루(隆武樓)가 있다. 동서에 각각 문(文)과 무(武)의 대비이다.
경복궁의 동쪽인 재동 쪽의 궐문은 건춘문(建春門)이고 서쪽인 적선동
쪽의 궐문은 영추문(迎秋門)이다. 동서에 각각 춘(春) 즉 봄과 추(秋)
즉 가을의 짝으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창덕궁 인정전을 바라보면 전각
의 양쪽 울타리가 다르다. 한쪽은 생울타리이고 다른 쪽은 벽면처리를
했는데 이것 또한 음양의 대비이다. 궁궐 안에 이런 예는 상당히 많다.
또 다른 예로 좌묘우사(左廟右祠)가 있다. 법궁인 경복궁의 왼쪽에 조상
신을 모시는 종묘가 있고, 오른쪽에 토지신과 곡식신을 모시는 사직단이
있다. 사극에서 신하들이 임금에게“전~하! 종사를 굽어 살피소서 또는
종사를 보전하소서”하는 그 말이 바로 종묘사직이다. 이렇듯 음양을 짝
으로 같이 대비하는 것은 원래 음양은 상대적인 개념이어서 서로가
잘 조화되어야 좋다는 개념이다. 양이나 음 어느 한쪽이 많거나 부족한
것은 좋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오행은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의 5개 행성의 뜻인 나무․ 불․ 흙․
쇠․ 물이 가지고 있는 추상적인 성질을 뜻하는 것으로 목화토금수는 순환
한다. 유교는 중국에서 생겨난 사상으로 동양의 음양오행 이론을 자연스
럽게 수용하고 있어서 유교 예법에 의해 만들어진 조선의 궁궐건축은 음
양오행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음양오행설에 따른 시간적 개념으로 보면
밤과 낮은 음양으로구분하고 계절은 오행으로 구분한다. 공간적인 개념
으로 보면 위와 아래는 음양으로, 앞뒤좌우와 가운데는 오행으로 구분한
다. 그래서 오행과 방향과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면 문화재답사가 쉬어
진다.
궁궐건축에서 군주남면이라는 내용이 있는데 임금은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임금의 왼쪽은 동쪽이 되고 임금의 오른쪽이
서쪽이 된다. 이와 같은 방향설정이 음양오행의 가장 기초이다. 단, 경
복궁은 절대향이고, 동향인 창경궁은 동쪽을 보면서도 군주남면을 얘기
하는 상대향이다. 동향이지만 남향으로 쳐준다는 것이 상대향 개념이다
오행의 시간적인 개념을 확장시키면 계절과 방향을 일치시킬 수가 있다.
동쪽은 따뜻해지는 봄이고, 남쪽은 가장 더운 여름이며,서쪽은 서늘한
가을, 북쪽은 가장 추운 겨울이 된다. 가운데 자리인 중앙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늦여름이다.우리 조상들은 긴 여름이란 뜻에서 장하(長
夏)라고 이때 해가 잘 비춰져야 곡식이 잘 여물게 되고 풍년이 된다. 오
행을 계절의 순서로 나열하면 봄⇒여름⇒늦여름⇒가을⇒겨울이며 동쪽⇒
남쪽⇒중앙⇒서쪽⇒북쪽이 된다.
오행을 색(色)으로 구분하면 동쪽은 봄의 계절이므로 나무가 자라기 시
작하는 동쪽의 색은 나무로 대표되는 푸른색(靑)이고,남쪽은 태양이 이
글거리는 여름의 계절이므로 당연히 붉은색(朱)이며, 중앙은 땅으로 대
표되는 누런 황토색(黃)이고, 서쪽은 가을의 계절이므로 서리가 내리는
흰색이고, 북쪽은 겨울의 계절이며 한밤중이므로 깊은 물속처럼 암흑과
같이 검은색(玄)이다. 즉, 오행의 색깔은 계절과 연관되어 있다.
오행에 따른 색은 당연히 사신도와 관련있다. 사신도라고 하는 것은 동
서남북의 방위를 나타내면서 우주의 질서를 수호하는 상상의 동물의 그
림인데동쪽에는 청룡‧ 서쪽에는 백호‧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
가 그려져 있다. 유명한 고구려의 강서대묘안에 있는 사신도 그림을 보
면 동쪽의 좌청룡(푸를 청), 서쪽의 우백호(흰 백), 남쪽의 전주작(붉을
주), 북쪽의 후현무(검을 현)로 색깔별로 배치가 되어 있고 한 가운데인
중앙의 천정을 보면 황룡이 그려져 있다. 그럼 오신도라 부를까?
|
오 행 |
성 질 |
방 위 |
색 상 |
방 향 |
오 상 |
계 절 |
|
목 |
나 무 |
동 |
푸를 청 |
좌 |
인 |
봄 |
|
화 |
불 |
남 |
붉을 주 |
전 |
예 |
여 름 |
|
토 |
흙 |
중 앙 |
황색 |
위 |
신 |
늦 여름 |
|
금 |
쇠 |
서 |
백색 |
우 |
의 |
가 을 |
|
수 |
물 |
북 |
검을 현 |
후 |
지 |
겨 울 |
오행과 대비되는 개념을 표로 만들면 위와 같다.
한양의 사대문의 이름에 오상인 인의예지신이 오행처럼 사용된 사례는
다음 글인 “한양의 사대문”에서 나올 예정이다. 유교예법을 충실히 따
랐다는 증거이다.
오행의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오행은 목화토금수 목화토금수....의 순
서로 순환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상생(相生)은
글자 그대로 서로 살린다는 뜻이다. 상생의 순서는 오행 순서인 목⇒화
⇒토⇒금⇒수 다시 목화토금수 순서와 같다.
이 순서를 한자로 쓰면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
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이다. 이해하기 쉽게 하나씩 예를
들어보 기로 한다.
(1) 木生火: 나무가 타면 불이 된다. 즉,나무(木)가 불(火)을 살려준다.
(2) 火生土: 불에 탄 재가 곧 흙이 된다. 즉, 불이 흙을 만들어준다.
(3) 土生金: 흙이 굳어서 쇠붙이가 된다. 쇠는 땅속에서 만들어진다.
(4) 金生水: 땅속의 차가운 쇠붙이에 수분이 엉겨붙어서 물이 생긴다.
(5) 水生木: 물이 있어야 나무가 산다.
오행의 원리를 어떻게 반영했나를 살펴보자.
임금은 모든 것의 중심인 한가운데의 황룡으로, 토(土)의 기운이므로,
토의 기운을 크게 하려면 상생관계에서 보면 화생토(火生土)이다. 즉 화
(火)의 붉은 기운이 필요하여 임금과 가까이 있는 당상관들의 관복은 붉
은 색으로 임금의 토 기운을 도와주는 것이다.
당상관의 밑에는 당상관들 보다 낮은 직급인 참상관들이 푸른 옷을 입고
앉아 있다. 마찬가지로 당상관의 색상인 붉은색 화(火)의 기운을 살리기
위해서 상생의 목생화(木生火)를 적용하여 참상관들의 관복은 나무 목
(木)의 기 운인 푸른색의 옷을 입는 것이다. 간단한 이치로써 관복을 통
한 상생의 의미는 서로의 기운을 살려주라는 뜻이다.
상극(相剋)은 글자를 그대로 서로 이기려고 극한 대결을 벌이는 형국이
다. 상극의 원리도 간단하다. 상생의 순서를 하나씩 더 건너면 상극이
된다.
한자로 쓰면 이렇다. 목극토(木剋土), 토극수(土剋水0, 수극화(水剋
火), 화극금(火剋金), 금극목(金剋木)으로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
자.
(1) 水剋火: 물(水)은 불(火)을 이긴다. 불을 끄려면 물이 필요하다.
(2) 火剋金: 불(火)은 쇠붙이(金)를 이긴다. 쇠를 녹이는 것은 불이다.
(3) 金剋木: 쇠붙이가 나무를 이긴다. 쇠연장으로 나무를 가공한다.
(4) 木剋土: 나무가 흙을 이긴다. 씨앗이 흙을 뚫고 자라나서 나무가 된
다.
(5) 土剋水: 흙이 물을 이긴다. 흐르는 강물을 흙으로 막는다.
물에도 음양이 있다. 음양은 서로 대비되는 대상이 있다. 같은 물이라도
폭포수에서 콸콸 떨어지는 동(動)적인 물은 양적이고, 우물에 고여 있는
정(靜)적인 물은 음적이라고 한다. 우리 조상님들이 소원을 기원하는 정
한수는 기를 발산하는 양적 성질의 물과 받아들이는 음적 성질의 물 중
에서 음이 강한 새벽에 고여 있는 우물물을 떠서 사용한 것이다.
물과 관련된 한자 중에 동적인 개념의 글자는 어김없이 삼수변을 쓰고,
정적인 개념의 글자에는 이수변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흐를 유(流)는
삼수변, 얼어있는 얼음의 냉(冷)은 이수변이다.
이름의 항렬도 오행의 순서대로 사용하고 있다.
서양에서는 음양을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표시하고, 어떻게 보면 `0` 과
`1` 이라는 이진법은 서양의 관점에서 바라본 음양의 다른 표현이 아닐
까?
동양에서는 양효(陽爻)인 (―)와 음효(陰爻)인 (- -)로 표시한다. 태극
기의 건곤감리 4괘의 모양이 바로 양효와 음효의 표시이다. 양효의 (―)
는 숫자로 1, 홀수로써 양수이다. 음효(- -) 는 숫자로 2, 짝수로써 음
수이다. 이렇게 음양을 숫자 1, 2로 나타내는 것은 이 세상의 대표적인
만물의 음양인 수컷과 암컷의 성기의 모양을 본 딴 것이라 한다. 현대
에 이용되는 음양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진법이다. 손가락 10개로 나
타낼 수 있는 정보는 2의 10제곱인 1,024개의 많은 정보를 나타낼 수
있다.
음양은 분명 2진법이고 하나로만 표시하면 음 또는 양의 두가지 정보만
을 나타낼 수 있다. 이를 양의(兩儀)라고 한다. 이를 한번 더 이용하면
(+/+, +/-, -/+, -/-)의 네가지를 나타낼 수 있고, 이를 활용한 것이 태
양․ 소양․ 소음․ 태음이라고 하는 사상(四象)이다.
양의를 하나 더 사용하면 (+/+/+, -/+/+, +/-/+, -/-/+, +/+/-, -/+/-,
+/-/-, -/-/-)의 여덟 가지가 된다. 이것이 건(乾)• 태(兌)• 이(離)• 진
(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의 팔괘(八卦)이다.
음양에서 사상(四象)이 나오고, 다시 팔괘(八卦)가 나온 것이다. 팔괘와
팔괘가 다시 겹쳐지면 8 X 8 = 64, 즉 64개의 괘가 나오는 데 이것이 인
간세상을 모두 포괄한다는 주역의 세계인 64괘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생활에는 알게 모르게 음양오행이 배어 있다.
다음 글은 “한양의 사대문에 대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