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06-03 16:40
참봉과 유인
 글쓴이 : 오성대감
조회 : 3,740  
우리의 고유 혼례에서 신랑의 복장이나 요즘 폐백드릴 때 신랑이 입는

옷이 종9품 참봉의 관복
이다. 관복을 입는 이유는 실제로 벼슬은 못했지

만 혼인하는 날은 참봉벼슬처럼 대우해준다는 뜻이
다.

  관직 품계 중 가장 말단 관직이 종9품 "참봉"입니다. 우리 속담에 "나

이 70에 능참봉을 했더니
한달에 거동이 스물 아홉번이라"라는 말이 있

습니다. 명목없는 구실에 일만 드세다는 말이지요. 원
래 "능참봉"은 편

안한 자리입 니다. 약 70명의 인원을 데리고 있습니다. 할 일은 노비들

에게 시켜
놓고 자신은 느긋한 생활을 하면 되지요. 왜냐하면 왕릉은 기

껏해야 1년에 몇번 제사를 모시는 자
리입니다. 왕이 직접 오기 보다는

보통 신하들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조가 사
도세자의

융릉을 수원화성에 모신 뒤 몸소 자주 찾아오니 융릉의 능참봉이 그 때

문에 너무 바빠서
일이 많아 못살겠다는 푸념이 섞인 말이 생긴 것 입니

다. 
그렇지만 능참봉으로 있다가 팔자를 제대로 고친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세조 광릉의 능참봉으로 있던 "이이첨"입니다. 능참봉은 능제사

를 지낼 때 왕이 직접 왔을 경우에는 왕을 안내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

이첨은 광릉에 왔던 선조의
눈에 띄어 광해군 시절 북인정권의 실세노릇

까지 하게 됩니다
  아무튼 참봉 벼슬은 종9품으로 가장 미관말직에 해

당하고, 참봉의 부인은 외명부 품계에 따라 "유인(孺人)" 이라는 칭호를

받습니
다. 여자의 품계는 내명부와 외명부가 다릅니다.  내명부는 궁안

의 품계로써 왕비의 서열이 가장
높고 궁중에 있는 그외에 빈(嬪)·귀인

(貴人)·소의(昭儀)·숙의(淑儀) 등 여관(女官)들이 품계로
나누어져 있

습니다. 예를 들어 1품에서 4품까지가 후궁이고, 5품이 상궁입니다.
  외

명부는 왕족 및
문무관(文武官)의 부인에게 남편의 품계에 따라 내리 던

봉작(封爵)입니다. 즉, 남편이 벼슬을 하
면 부인에게도 그 품계에 맞는

벼슬을 주는 것입니다. 실제는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몇가지로 설명

하면 정1품 정승의 부인은 “정경부인”이라 하며, 정4품의 부인은 “영

인”내명부의 품계는 “소
원”입니다. 종9품 “참봉의 부인은 ”유

인“입니다.

  돌아가신 분의 제사를 모실 때, 여자 조상님의 지방에 " 顯妣 孺人

○○ □氏 神位 " 이라고 씁
니다. 바로 이“유인(孺人)”이 바로 외명부

종9품의 유인입니다. ○○은 본관이고, □은 성씨입니
다. 즉, 돌아가신

분이 생전에 벼슬은 못했지만 높여 부른다는 뜻입니다.
  품계가 없는

여자 조상
님의의 비석은 " 孺人 ○○□氏 之墓"로 합니다.벼슬을 못한

부인이라면 본관만 다르고 나머지 글
자는 모두 같은 형식의 비석내용이

됩니다. 만약 정4품 "영인(令人)" 벼슬을 했다면 " 令人 ○○
□氏之墓

" 이렇게 되겠지요. 바로 8자(八字)입니다. 우리 말에 "팔자(八字)를 고

쳤다" 는 말이
지요? 사전을 찾아보면 "갑작스레 부자가 되거나 지체를

얻어 딴 사람처럼 됨을 비유"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팔자(八字)는

사주팔자(四柱八字)를 말하는 것이고 한마디로 "잘 됐다" 는 비유
입니

다.
  그런데 "여자가 시집가서 팔자를 고쳤다"는 말은 위에서 말하는 사

주팔자와는 다르고
자의 팔자는 비석팔자(碑石八字)를 말합니다. 그래서

"여자가 시집가서 팔자를 고쳤다"는 말은 비
석팔자(碑石八字)를 고쳤다

는 뜻입니다. 만약 당상관 벼슬을 했다면 외명부의 “숙부인‧ 정부인‧

정
경부인”같이 비석의 글자가 8자가 아닌 9자 이상이 됩니다. 예를 들

어 남편이 영의정이면 "貞敬
人 ○○ □氏之墓 "라고 씁니다.  왕릉에 모

셔졌다면 비석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태릉 문정왕후릉

의 예를 들면 " 朝鮮國 文定王后 泰陵 "입니다. 즉 9자가 됩니다.    

 오류동에서 부천방향 오른쪽에 궁동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궁녀들 묘

를 쓴 곳입니다. 이처럼 지
명과 우리가 쓰는 표현에는 문화와 역사에 관

련된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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