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11-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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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혁중
 조회 : 3,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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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1~2일 산행 후기(OB,YB합동산행)
대상지 : 북한산(인수봉 - 인수B)
대 원 : 이규태(11), 박동준(17), 박명흠(28), 곽명근(38), 김혁중(48), 김용준(49), 김형용(50)
등반 내용(간략)
인수B 1p (5.6 ??)
김혁중(top) - 곽명근 - 김형용 - ??
건양길 1p (5.10b)
박명흠(top) - 박동준 - ??
(1피치 등반하고 나서 바로 넘어가는 바람에 등반 순서를 잘 모릅니다.)
인수B 2p ~ 6p (5.5~5.8)
김혁중(top) - 곽명근 - 박명흠 - 김형용 - 이규태 - 김용준 - 박동준
후기
2일
어프로치 : 그동안 인수B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건양길 바로 오른쪽에 있는 두 길이 바로 크로니와 인수B였다. 오전 7시 30분쯤 출발지점에 도착해서 장비를 착용하고 등반 준비를 했다. 인수B 1피치는 개념도에서 5.6 이라고 했기에 자신만만했다. 명근이형의 빌레이를 받으며 올라가기 시작이다.
1피치 : 개념도들 마다 설명의 차이가 있다. 처음부터 맨 오른쪽 크랙으로만 붙는 것도 괜찮아 보이고, 가운데 크랙을 레이백으로 뜯고 가다가 중간에 오른쪽으로 트래버스 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중간에 오른쪽으로 트래버스 하는 위치가 중요한데 난 그냥 10m 올라가다가 트래버스 했다. 트래버스 하는 것이 은근히 힘들었다. 홀드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혀 5.6 같지 않은 것이 솔직히 인수B에서 1피치가 제일 어려웠다. 난 프렌드 한 조를 전부 다 설치하고 오를 정도로 체력과 기술, 인내력이 부족했다. 때로는 재밍, 때로는 스테밍, 때로는 슬랩을 딛고 오르듯이 해야 하는데 내 발기술이 너무 미숙했다. 그냥 스테밍만으로 때우려다 보니 무리가 있었다.
내가 오르는 동안 명흠이형도 내 왼편에서 건양길로 선등을 시작하셨다. 그리고 명흠이형 팀이 건양길에서 인수B로 트래버스하여 합류하는 방식으로 등반이 진행되었다. 아무리 5.6이어도 온사이트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시작하기 전에 루트파인딩을 잘 해놓아야 하는데 내가 너무 바위를 우습게 보았다.
이윽고 명근이형이 세컨으로 올라오시기 시작했다. 내가 설치한 한 조의 프렌드를 모두 회수하시느라 너무 고생하신 것 같았다. 저쪽 건양길에서는 동준이형이 2번 타자로 출발하신다. 동준이형이 조금 천천히 오셔야 내가 부담이 덜 오고 나머지 부분을 선등할텐데 동준이형이 예상보다 등반속도가 빠르시다.
결국 명근이형보다 동준이형이 더 빨랐고 명흠이형이 1피치 끝지점의 턱을 선등으로 넘어가셨다. 그리고 난 명흠이형이 선등하신 그 줄에 카라비너만 통과해서 턱을 넘어갔다. 1학년때 유석재형과 크로니길 등반할 때 이 턱에서 30분 정도 개겼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이번엔 통과하는데 1분 정도 걸렸다. 그냥 다리를 크랙에 끼워 넣고 비비적 하다보니 위의 턱에 손이 닿는다. 하지만 카라비너만 그냥 통과해서 혹시라도 추락할까봐 너무 무서웠다.
뒤의 형용이와 용준이가 잘 오려나 우려된다. 오늘 형용이와 용준이를 마주치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명흠이형도 계시고 규태형, 동준이형도 계시니까 내 눈에 보이진 않아도 그리 큰 걱정은 없다. 한 파티에 7명이면 꽤 많은 숫자인데 OB형님들의 능숙한 자일처리로 신속하게 등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피치 : 2피치는 슬랩과 페이스 등반을 잠깐 하다가 개념도에 침니 혹은 반침니라고 나왔는데 어딜 봐서 침니인지 모르겠다. 설마 배낭을 메고 그 속에 들어가라는 걸까. 개념도 때문에 더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난 그냥 바깥으로 나와서 스태밍, 레이백으로 등반 했다. 특히 2피치 마지막 부분의 움푹 파인 곳은 절대 무릎, 다리 재밍같은 걸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여름이면 몰라도 암벽화가 잘 안 붙는 이 추운 날씨에 재밍으로는 무리다. 약간 벙어리 크랙이지만 그냥 과감하게 레이백 뜯고 가야 한다. 다음에는 이 곳을 한번에 돌파해버리겠지만 정말 생전 처음 보는 애매한 곳에 은근히 애를 먹었다. 괜히 반침니 자세 시도하다가 무릎에 상당한 무리가 갔다.
내 뒤로 바로 명근이형 올라오시고, 명근이형 다음으로 명흠이형이 올라오셨다. 명흠이형은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거의 날라다니신다. 난 너무 힘든데 명흠이형은 정말 쉽게 올라가신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할 수 있어야 할텐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내가 2피치 끝날 때 쯤 동준이형이 라스트로 2피치 출발지점에 도착하셨다.
3피치 : 3피치가 인수B의 하이라이트인 항아리 크랙인데 시작부분이 너무 까리했다. 그곳에서 힘을 너무 많이 썼는데 해법은 역시 발 쓰는 기술에 있다. 처음부분에 깊게 홈이 파여져 있고 밑으로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발을 세로로 해서 재밍을 하지 말고 약간 가로로 눕히면서 재밍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로 죽죽 이어지는 긴 크랙은 재밍을 해도 되지만 침니 자세 역시 가능하다. 난 겁이 나서 재밍으로 올라가느라 발이 무척 아팠다.
항아리 크랙 끝나는 지점에 확보지점으로 오해할 수 있는 와이어링이 있는데 이 곳에서 확보를 보면 절대 안된다. 그 와이어링은 흔들리는 돌을 붙잡아 두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1m 위쪽의 좌측 바위를 보면 쌍볼트가 있으니 그쪽에 가서 확보를 보아야 한다.
명근이형 올라오시자마자 규태형 지시에 따라서 4피치를 변형코스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 개념도와 약간 다른 진행이 살짝 겁이 난다.
4피치(변형) : 4피치는 원래 바로 위의 크랙 뜯고 가는 것인데 처음부터 왼쪽으로 트래버스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언더크랙이 이빨모양으로 나있는데 이것을 이빨바위라고 한다. 트래버스 하는 길은 발홀드가 매우 확실해서 굳이 크랙을 잡지 않아도 걸어갈 수 있을 정도다.
트래버스를 10m 정도 하다가 위를 보면 볼트가 2개 있는데 그쪽을 따라가면 '작은 오아시스'로 진행이 가능하다. 날개 잡고 올라가는 슬랩이라 쉽다. 발홀드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볼트 2개를 지나면 거의 걸어갈 정도로 길이 평평해지는데 쌍볼트가 바로 눈에 보인다. 그곳에서 확보를 보면 된다. 난이도는 5.6 정도 되는 것 같다.
5피치~6피치 : 5피치는 개념도를 나중에 다시 확인하니 내가 갔던 곳은 우정A의 5피치 였다. 인수B의 5피치는 그보다 더 좌측에 있다. 일단 작은 오아시스에서 출발하여 중간의 소나무에서 피치를 한번 끊었다. 그리고 나서 위의 쌍볼트까지 피치를 한번 더 끊으면서 실질적인 등반을 마치게 되었다.
인수봉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30분쯤 되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 팀의 5번째 사람이 하강을 할 때 옆에 있던 분이 이제 1시 30분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엄청난 시간을 끌었던 것 같은데 다행히 규태형 지도 아래 OB형님들과 호흡이 척척 맞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인수봉 정상에 갈 수 있었다. 1학년 때 석재형과 주미누나랑 고독길로 인수봉 오른 것을 빼면 OB형님들과 함께 등반해서 인수봉 정상에 오는 것이 처음이다. 그것도 내가 선등으로 가서 뿌듯하고 기분이 매우 좋았다.
아쉽게도 정상에서 OB형님들과 YB가 다같이 모여 사진을 찍거나 잡담할 시간은 없었다. 빨리 하강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강 역시 별다른 일 없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야영지로 돌아와 간단하게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3시 50분쯤 규태형 차를 타고 우이동에 도착했다. 우이동에서 4시45분까지 맥주와 닭을 먹고 해산했다. 언제나 재학생들을 챙겨주시는 명흠이형께서 부실까지 차를 태워주셔서 편안하게 부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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