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9-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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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혁중
 조회 : 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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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2008.08.21~2008.08.24 OB하계)
8월 21일 - 생략
8월 22일 - 몽유도원도 릿지
아침부터 비가 꽤 내린다. 가능하면 최적의 조건에서 바위를 하고 싶은데 비가 내리고 날씨도 꽤나 쌀쌀해서 불안하다. 암벽화를 챙겨갈까 했지만 규태형이 굳이 암벽화 챙겨갈 필요가 없다고 하셔서 암벽화는 그냥 방 안에 두고 출발했다. 사실 릿지화 신고 암벽을 해본 적은 없는데, 설상가상으로 이 릿지화는 내 발에 잘 맞지 않아 더욱 불안했다.
집에서 몽유도원도 릿지에 대해서 조금 조사를 했는데 막상 규태형의 안내를 받으면서 릿지 초입으로 들어설 때는, 단순히 내가 가이드를 읽은 것으로 찾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약간 아리까리 했다. 옥녀탕 휴게소에서 장수대 매표소 가기 직전에 분명히 나있는 산길로 (옥녀 2교 근방이었던 것 같다) 들어가야 하는데 이걸 찾기 그리 쉬워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승용차 없는 재학생끼리 오기에는 무리인 듯 하다.
초입만 제대로 찾으면 일단 반쯤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니 산죽밭이 계속 나오고 15분쯤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갈림길에서 우측(계곡쪽) 으로 가면 장군석봉(미륵장군봉)가는 길이고 그냥 쭉 직진하면 몽유도원도 릿지로 바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우리는 우측으로 돌아서 갔는데 두 길이 만나는 지점에 약간 나무들에 가려진 바위들 있는 곳이 몽유도원도 릿지 출발 지점이다. 사실 좀 분명치 않은 감이 있다.
두 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냥 그대로 계속 등산로 따라서 계곡을 2번 건너 약간 경사진 곳을 올라가면 미륵장군봉이 나온다. 몽유도원도 릿지 출발지점에서 미륵장군봉 초입까지는 대략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미륵장군봉 피치 출발지점에 동판이 걸려있었다. 듣던 것처럼 웅장하긴 했으나 높이 자체는 12피치 나올 정도로 높아보이진 않았다. 어쨌든 대단한 벽이었다. 길은 분명하게 나있어서 길을 염려는 없어보였다. 그리고 애초에 미륵장군봉이 초입부터 한 눈에 보인다.
그리고 미륵장군봉과 마주보고 있는 벽의 암릉이 몽유도원도 릿지인데, 이 암릉 밑으로 뻗어내린 절벽들에 슬링, 볼트가 걸려있는 것을 보니 지속적으로 누군가가 등반을 하는 듯 했다. 규태형께서 말씀하시길 여기서 거벽등반 훈련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이곳은 사방이 절벽에 둘러쌓여서 뭔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미륵장군봉을 구경하고 다시 몽유도원도 릿지 출발지점으로 돌아와 장비착용하고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나 생각했는데, 길이 약간 험한 등산로 정도였다. 계속 규태형 뒤를 따라서 본격적인 등반을 할 때 까지 걸어가듯 했는데 딱히 자일이 필요한 구간이 없어 보인다. 볼트가 중간에 하나 있었는데 그냥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기 위해 있던 볼트였던 것 같다.
릿지 초입부터 15분 넘게 등반을 하자 하강지점이 나왔다. 나중에 개념도를 보니 이곳이 바로 2피치 종료하고 나오는 첫 번째 하강지점이었다. 어디가 피치 종료지점인지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2피치 하강지점 건너편에 보이는 것이 바로 3피치인데 이제 자일을 꺼내서 본격적인 등반을 해야 했다. 일단 나와 규태형, 용준이가 재빠르게 하강하고 바로 내가 선등을 시작했다. 빌레이 보는 사람은 자기확보 할 만한 소나무가 좀 멀리 있기 때문에, 출발지점의 수평크랙에 3호, 4호 프렌드를 박아서 자기 확보를 해야 한다. 규태형은 내가 3피치 올라가는 것을 구경하시다가 서울에 두고 온 일이 있으셔서 먼저 하산하셨다. 3피치 출발지점 왼편에 하산로가 있는 듯 했다.
중간에 볼트 하나 있고 끝부분에 쌍볼트와 슬링, 퀵링크가 걸려있는데 추가적은 확보물은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길이는 10m 정도 되고, 5.6 정도의 슬랩이다. 비가 오고 릿지화를 못 믿어서 불안했지만 뒤에서 OB형들이 보고 계시기 때문에 태연한 척 하면서 등반을 했다. 3피치 쌍볼트 까지 가고 난 다음, 나는 바로 위의 소나무 까지 한번 더 올라갔는데 그렇게 하는 것 보다는 일단 쌍볼트의 퀵링크에 줄을 통과시킨 다음, 왼쪽으로 트래버스하듯 내려가는 것이 훨씬 낫다. 괜히 소나무 까지 올라가서 하강하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3피치에서 트래버스 하듯 내려오면 등반하기 상당히 어려운 벽이 오른편에 보이는데 그쪽은 길이 아닌 듯 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형성된 길을 따라 가다보면 4피치가 나온다. 고정확보물은 따로 없고 크랙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캠을 설치하면서 올라가야 한다. 명흠이형이 선등하시고 내가 한번 미끄러졌는데 사실 후등이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부터는 후등할 때도 선등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해야겠다.
사실 이때 엄청 추워서 덜덜 떨고 있었다. 형용이의 상태가 매우 안 좋았으며 비도 계속 퍼부어서(그날 밤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바위하기 힘들었다. 왜 등반 계획을 잡으면 꼭 비가 오는건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안개에 쌓여 찔끔찔끔 모습을 드러내는 미륵장군봉이 은근히 멋있었다. 일단 4피치 끝에서 준곤이형, 혜석이형, 도영이형은 먼저 하산하셨다. 탈출로는 없었지만 릿지를 거꾸로 하강하듯 내려가셔서 하산하셨다.
일단 우리팀은 계속 전진했다. 선등은 계속 명흠이형이 하셨다. 평소에는 내가 선등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등반여건이 안 좋으니 차라리 후등으로 가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5피치는 계단식 바위인데 중간에 하켄(볼트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이 있고 그 뒤로는 확보물이 딱히 없고 캠을 박아야 했다.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다.
형용이의 상태는 최악인 것 같았다. 거의 죽을 것 같다고 하는데 내가 겁이 났다. 명흠이형도 일단 이쯤에서 하산하는게 좋겠다고 하신다. 아직 3피치가 남았지만 나도 등반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8월인데 이렇게 추울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5피치를 마치고 나면 쌍볼트가 있는데 이 곳에서 하강을 해야 한다.(하강링도 있다.) 약 15m 정도 하강하게 되는데, 진행방향 기준으로 할 때 왼쪽으로 탈출이 가능하다. 길이 약간 닦여 있는 것이 사람들이 분명 지나다니던 길이었다. 등반을 계속 하려면 그냥 직진하면 되고, 오른쪽을 보면 까마득한 낭떠러지로 미륵장군봉이 아주 멋있게 보인다.
하산로는 처음에 길이 잘 나있지만 5분 정도 걷다 보면 숲이 우거져있다. 하지만 길은 분명하게 있다. 그러다가 낙석이 매우 심한 바위지대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큼직한 나무에 자일을 걸고 하강을 했다. 낙석이 너무 심해서 자일을 걸고 하강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았다. 상국이형의 지도하에 몸하강을 했다. 오른편에 보이는 붉은 벽에는 암석들이 불안불안하게 걸려있는데 이 아래로 죽 보이는 바위계곡으로 쭉 40분 정도 내려가면 도로가 나온다.
터벅터벅 장수대 매표소 까지 다시 걸어 올라가는데 9기 상국이형부터 50기 김형용까지 모두 비에 쫄딱 젖었지만 막상 내려오고 나니 그리 즐거울 수가 없다.
8월 23일 등반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2일 동안 연달아서 3편의 산행기를 작성하느라 필력이 다한 것 같습니다.
이번 편은 등반기가 무미건조해서 재미는 상당히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기록에 의미를 두고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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