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2-15 22:24
2월산행(설악산) 후기
 글쓴이 : 박명흠
조회 : 3,278  
    - 1부 -
    산행을 하든 행사를 하든 간에 준비하는 사람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수고한다”, “고생한다”는 말보다 직접 참석해 주는 것이다. 이번산행도 연락과정에서 가족을 포함하여 얼추 20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파악되어 힘이 솟았다. 특히 마지막 메시지 “오시지 않으면 후회하실 겁니다”에 생각이 바뀌셨는지 참석이 어렵다던 유민수 형의 참석은 나를 더욱더 노력하게 만드는 채찍이 되었다.
    작년 여름부터 토왕성폭포 등반을 목표로 세우고 회원 각자 준비를 했는데 입산 금지구역 산행이라 몇 가지 행정사항이 필요했다. 참석인원 생년월일을 파악하여 명단과 함께 설악산 관리공단에 토왕폭 등반 허가를 받고 나니 공단에서 계속 전화가 온다. 8일에는 “등반을 허가한다. 그렇지만 11개팀 150여명이 신청을 했다”, 9일 아침에는 “토왕폭은 하단의 붕괴로 등반이 금지되었다”. 12시쯤에는 “인명사고가 났으며 모든 빙폭에 대한 허가가 취소되었고, 접근이 금지되었다” 등등. 설악산으로 가는 명분이 없어지는 소식을 접했지만, 회장님과 부회장님(김창선)에게만 알리고 설악산으로는 일단 가기로 했다.
    참석하기로 했던 회원들은 각각 지역별로 차량을 편성하여 설악동에 있는 BC(설악산 구조대장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자정이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민수형, 시영이형, 승구형이 벌써 자리를 깔고 있었다. 속초에 행사차 오신 김남기 형도 10시쯤에 형수님과 함께 잠깐 들었다 가셨다고 했다. 내일 산행에 대한 논의를 하였는데 기본적으로 빙폭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만큼 마등령-공룡능선-1275-설악골을 코스로 하는 워킹을 정했지만, 빙폭에 아쉬움이 많은 회원들은 토막폭이라도 하자는 의견도 있어, 워킹과 빙폭을 다 하기로 하고 참여는 회원들 취향에 따르기로 했다. 어제(8일,목요일)에 유석재가 토왕폭을 올라갔는데 바로 다음날 등반금지가 내려졌으니 아무리 겨울답지 않는 날씨가 지속되었지만 하루사이에 상황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는가 싶었다.

    - 2부 -
    7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고 8시에 비선대로 출발했다. 9시에 비선대에 도착하여 사진촬영과 충분한 휴식을 취한 다음 10시부터 빙폭조와 워킹조로 나눠 산행을 시작하였다. 워킹조는 어제 계획한대로 “마등령-공룡능선-1275-범봉-설악골”을 하기로 했지만, 너무 늦게 산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여 마등령에 도착한 후 시간을 봐가며 추후산행을 검토하기로 했다.
    비선대에서는 약간 살살했지만, 마등령 방향으로 올라 서자마자 산행으로 인한 체온상승과 따뜻한 날씨는 춘계산행이나 다름이 없었다.  마등령은 88년 하계 북주능을 종주할 때 가본 이래 약 20년 만에 올라가는 셈이다. 장군봉 끝단까지 가파른 길을 오르고 나니 간혹 잔설이 있었으나. 화창한 날씨와 흙과 돌 뿐인 산행길로 인해 겨울산행의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유선대를 지나니 토막폭이 저 건너로 보였다. “아이야 킹고”를 여러차례 외쳤지만 빙폭조의 메아리는 들리지 않았다. 약 1시간 30분을 오르니 눈길로 변하고 날씨는 변해 간간히 눈발이 날렸다. 동계산행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눈발은 간혹 세찬 바람과 폭설로 바뀌기도 하고, 올라갈수록 가파르고 쌓인 눈은 우리의 길을 더디게 했다. 궂은 날씨는 설악산 전경을 흐릿하게 했지만 장엄한 공룡능선, 천화대릿지, 화채능선, 대청봉을 바라보면서 오후 2시에 마등령에 도착했다. 눈은 바람과 함께 더욱 세차게 얼굴을 때렸다. 떡라면으로 따뜻하게 점심을 먹고나니 3시였다. 공룡능선은 불가능하여 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길은 미끄러운 눈으로 인해 올라갈 때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아이젠은 휴대하지 않은 회원에게 빌려주고 스키스톡 2개에 의지해서 내려왔는데, 눈길에는 4륜구동보다는 스노우체인을 한 2륜구동이 훨씬 좋은 것 같았다. 비선대에 도착하니 5시, 빙폭조가 먼저 내려와 목을 축이고 있었다.
    회장님 덕분으로 속초로 나가 맛있는 灰(회)로 저녁을 푸짐하게 먹었다. 지난 여름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회를 사셨는데 다음 회장하실 분이 부담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밤늦게 석호형이 오셨다. 연맹행사 관계로 용대리에 오셨는데 우리행사에 빠질 수 없어 시간을 내어 잠깐 들러신 것이다.

    - 3부 -
    7시에 일어나 정리를 한 다음 8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설악동을 떠났다. 용대리에 들러 대학연맹 빙벽훈련을 참관했다. 오영이는 등반중에 있어 직접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그러나 스스로 훈련에 참석해 등반 실력을 기르는 것이 대견스러웠다.
    돌아오는 길에 양평에 계시는 변인상 형님께 들러 점심을 먹었다. 작년 체육대회 때 지나가는 길이면 언제든지 들러 달라고 하셨는데  산행의 마지막에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문오영 07-02-20 03:45
 
  등반 중에 형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대답을 했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았나 봅니다. 목소리 좀 키워야겠네요 ㅋ
매바위 등반은 고생 좀 했다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