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9-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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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박명흠
 조회 : 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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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25일(금)
06:00 기상, 식사
06:50 조편성, 일정소개
07:35 체조 후 출발
08:20 휴식 (설악골 중간 물건너는 곳)
09:00 흑범길 입구 도착
09:40 흑범길 시작 장소 도착
10:10 흑범길 시작
12:00 중식
17:00 릿지 종료 후 하산
19:00 설악골 도착
20:00 비선대 도착
등반조 1조:박명흠(28)-문오영(재학생)-이혜석(10)
2조:안상웅(40)-박동준(17)-원명득(15)
새벽에 도착하여 2~3시간 남짓 잤지만 심신은 개운했다. 아침은 미리 예약한 대로 비선대에서 매식으로 하였다. 이번과 같은 OB산행에는 매식이 하루 일과를 일찍 시작하는데 무엇보다 편리하다. 작년보다 1,000원이 비산 식대는 선배님들의 바람몰이와 식수인원이 많은 것을 무기로 작년과 똑같이 5,000원으로 합의를 보았다. 식사후 전반적인 일정을 소개하고 각 회원들의 희망사항을 참고로 하여 조편성을 했다. 비선대 넓은 바위에서 산악부 체조와 정호형의 인도로 기공체조를 하고. 마지막으로 킹고를 외치고 개인장비를 다시 한번 확인한 후 각자 산행길로 출발.
석주길조와 같이 모두 12명이 설악골로 접어 들었다. 재학생 하계 시절에 텐트를 치던 장소 직전의 물 건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계속 올랐다. 하산할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주의깊게 주변을 살펴보면서, 또한 재학생들에게는 지도와 비교하면서 지명을 설명해 주었다. 개인의 체력차이로 운행속도는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올랐다..
텐트 장소를 지나 두번째 물 건너는 장소에서 휴식. 여기서 우리는 주의깊게 주변을 살펴보아야 했다. 그 장소 계곡 한가운데의 약간 큰바위에 “흑범”이란 글씨가 있었은데(내려오면서 봄)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 바위 뒤에서 큰일을 보신 석주길 조의 세광이 형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물을 건넜으면 덜 헤맸을 것인데, 물 건너지 않고도 계속 좋은 길이 있어 그 길로 계속 올라갔는데 결국 길을 헤매게 되었다. 약 30분 오른 후 계곡 오른쪽으로는 더 이상 길어 없어 계곡을 가로 질렀다. 계곡 가운데 바위에 “석주”라는 글씨와 화살표가 있는데 양호한 길은 보이지 않았다. 기석이와 주미가 열심히 찾아 보았지만 헛사다. 내가 왼쪽 산으로 올라가 이리저러 돌아다 보니 작년에 흑범에서 하산했던 길 같은 것이 나타났다. 그러나 석주길로 가는 길이 정확한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나중에 내려오면서 아래와 같이 유추했다
“두번째 물 건너는 곳에서 횡단하여 계곡 왼쪽길로 계속 오르다가 왼쪽능선으로 붙으면 흑범길로 가고, 계속 진행하면 석주길로 갈 수 있는데, 잘못하면 우리가 본 ‘석주길’이라고 쓰여 있는 계곡으로 내려올 수 있고, 사람들이 여기서 계곡을 횡단하지 못하게 바위에 화살표로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보통 석주길 초입의 바위에 ‘석주길’이라는 것은 계곡의 바위에 새겨진 것이 아니고 계곡에서 좀 더 가면 있을 것이다.”라고
흑범릿지로 올라가는 능선에서 석주길조와 헤어지고 오르는데, 길이 너무 가팔라 무척 힘이 들었다. 그러나 날씨는 화창해서 오를수록 외설악 전체가 시야에 들어와 육체는 고달퍼도 마음은 상쾌했다. 선조들이 동계 벽등반했던 1275, 키슬링에 눌려 사람이 가는지, 한마리 곰이 가는지 모르면서 지나갔던 공룡능선, 마등봉, 아래로 세존봉, 유선대, 장군봉이 망막을 때린다. 비선대에서 위용을 떨치던 적벽은 장군봉의 한줄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릿지를 시작하기 전 몸을 가볍게 했다. 석주길을 처다보니 올라가는 모습이 보여 고개와 허리를 팍 숙이고 볼 일을 본다. 오영이는 물을 갈은 탓인지, 긴장한 탓인지 여러 번 큰일을 치뤘다.
운행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2개조로 나누고 한조는 내가, 다른 조는 상웅이가 선등하기로 하고 전체적으로는 내가 먼저 올라가 어려운 곳에는 상웅이를 빌레이 보는 형식으로 등반했다. 석주길조와는 서로 보면서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올라갔다. 혜석이 형은 망원경으로 장군봉을 하는 조를 보고 계셨다. 좋은 날씨는 점심식사후부터 급변했다. 비선대 쪽에서 서서히 올라오는 안개는 처음에는 그냥 안개인가 싶더니 점점 짙어지고 안개비로 변했다. 시계가 점점 짧아진다.
점심식사후 먼저간 상웅이가 루트 파인딩이 못하고 있었다. 왼쪽으로는 올라갈 수 없고 오른쪽으로는 절벽이었다. 내가 다가가 보니 10년 전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오른쪽으로 올라간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올라가 보니 역시 맞았다.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비는 안개비에서 이슬비로 변했다. 석주길을 등반조를 보지 못한 것은 벌써 오래전이다. 큰소리로 불러보는데 생각보다 위치변화가 없었다. 상식적으로는 흑범길보다 등반이 쉬어 끝났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정호형한테 문제가 발생하여 늦어진 것이었다. 장군봉을 하고 있는 준곤이 형한테 여러 번 전화가 왔지만 전화를 받는 순간 끊어지고 연결이 되지 않았다.
3시반쯤, 넓은 장소가 나타나 오른쪽으로 트레바스 하는 기억이 있어 가보았지만 한 피치후 갈 길이 없어 보였다. 위로 올라다 보니 그곳에도 앞길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시야만 확보된다면 쉬운 길일 것 같은데……. 시간은 지체되고 속으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직상하기로 결정하고 올라가면서 뒤에 오는 상웅이에게는 오른쪽 트레바스 길을 다시 한번 살펴보게 했다. 상웅이의 생각도 내 생각과 마찬가지였다.
주미와 전화로 통화하니 정호형의 어깨가 빠져 더 이상 등반하지 않고 탈출을 한다고 했다. 석주길과 염라길 사이로 내려갈 예정이라 했다. 나는 그 길로 가면 마지막에 낭떠러지니(염라폭포) 어떻게 하던 염라길과 흑범길 사이로 빠져 나오도록 당부했다. 우리도 트레바스를 중단하고 직상을 했지만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었고 더 이상 직상하면 무엇이 나올지 몰라 하산하기로 했다. 명득이 형과 나는 석주길조를 지원하기로 하고 다른 4명은 어둡기 전에 먼저 내려가기로 했다. 부시길과 바위길을 뚫고 하산하니 5시다. 작년 왕관봉 하강후 하산하던 시간과 똑같다. 다행히 석주길에서 탈출하던 등반조와 염라길 마지막 부분에서 만났다. 설악골과 만나니 7시다. 역시 작년과 똑같다. 작년에는 2시간 걸려 비선대에 도착했는데…… .
어둠이 깔려온다. 서둘렀다. 내가 앞장서서 길을 찾았다. 올라오면서 주의깊에 관찰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없었다. 비선대에 도착하니 8시, 작년보다 1시간이나 빨리 내려왔다. 장군봉을 등반한조, 오늘 입산한 반가운 얼굴들이 우리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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